“전부 불태운다” 전 세계 상대로 ‘선전포고’… 이란 나서자 한국까지 ‘공포’

댓글 0

이란 호르무즈 해협 마비
세계 원유 20% 차단
중동 의존도 높은 韓 직격탄
이란
이란 호르무즈 해협 마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공언했다.

에브라힘 자바리 IRGC 사령관 보좌관은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극대화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같은 날 이란 외교부 장관 아바스 아라그치가 “현 시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의도가 없다”고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이 모순된 입장 사이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사실상 기능을 멈췄다.

실제로 4척의 상선이 오만 해안과 UAE 해안 인근에서 연쇄 피격됐다. 세계 최대 보험사들은 페르시아만 내 선박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을 전면 취소했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 교통은 사실상 중단됐다.

최협폭 33km에 불과한 이 해협은 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의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다. 법적 봉쇄 선언이 없어도, 현실은 이미 봉쇄 상태다.

‘에픽 퓨리’ 작전이 촉발한 전략적 보복

이란
미군의 ‘에픽 퓨리’ 공습 작전 / 출처 : 미 중부사령부

이번 사태의 직접적 도화선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에픽 퓨리’ 작전이다. 이란 호르모즈간주 코나락의 아르테시 해군 3함대 기지가 타격받았고, 미군 위성 이미지는 이란의 바얀도르급 초계함 등의 격침을 확인했다.

이란 해군의 국제 해운 공격 능력 무력화가 작전 명목이었지만, 역설적으로 IRGC는 해군 함정이 아닌 비대칭 전력(드론·미사일)으로 즉각 반격에 나섰다.

IRGC는 지난달 28일 이후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걸프 지역 6개국 이상의 미군 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란의 계산은 명확하다. 군사적 목표 달성 전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휴전을 추구하도록 경제적 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는 이란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경제적 레버리지다.

법적 봉쇄 없이도 작동하는 ‘사실상의 거부 효과’

이란
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해양 위험 분석 전문가들은 “이란 해군이 지속적인 군사 주둔을 통한 전면 봉쇄를 성공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영국 해군 산하 해상무역센터(UKMTO)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공식 폐쇄가 공식 해상 안전 채널을 통해 통보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보험시장은 이미 결론을 내렸다.

전쟁 위험 보험료는 다년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고, 주요 보험사들은 아예 보험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해상 정보 분석 기관 Windward는 현재 위협 등급을 ‘긴급(Critical)’으로 분류했다.

IRGC의 공격 패턴은 특정 국적 선박을 정밀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선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을 통해 ‘지역 거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IRGC는 호르무즈 해협 진입 선박들에게 ‘진입 금지’ 라디오 메시지를 송신하고 있으며, GPS 스푸핑과 재밍으로 선박 항법 시스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유가 급등 도미노… 한국은 얼마나 취약한가

이란
이란 혁명수비대 / 출처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차질은 원유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으로 직결된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와 LNG가 아시아·유럽으로 향하는 핵심 운송로가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이미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체 우회 경로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해야 하는데, 운송 기간이 2주 이상 늘어나고 물류 비용도 급증한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란이 “적 전력에 대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장기 지속 압박 의지를 천명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기적 일회성 보복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로 상대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압박임을 의미한다.

2023년 예멘 후티 민병대의 홍해·아덴만 공격이 지역적 차질이었다면, 이번 IRGC의 직접 개입은 광역 에너지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호르무즈 사태는 법적 형식보다 경제적 실효성이 먼저 작동하는 비대칭 전략의 전형이다. 이란은 공식 봉쇄 선언 없이도 보험 취소와 선박 피격만으로 해협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이란은 글로벌 경제의 급소를 건드리며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들은 이제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가 됐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