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나 이렇게 그냥 끝났으면 어떡할까. 지금 끝나면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게 확실하기 때문에.”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인 마사 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전쟁의 지속이 아니라 종전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개시 이후 5주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협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오히려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 역설의 배경에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47년간 지속된 신정체제의 억압이 자리하고 있다.
마사 씨는 “정부가 남아 있으면 항상 불안하고 이런 시비가 또 생길 것”이라며 “1980년대부터 90년대, 2000년대까지 계속된 피바람이 끝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에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으나, 혁명수비대의 무력 진압으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
시위하면 전쟁 중에도 잡아가는 혁명수비대

이란 국민들이 외부 군사 개입을 기대하는 이유는 자체 혁명의 불가능성 때문이다. 마사 씨는 혁명수비대를 “사이비 같은 조직”으로 묘사하며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고 정부만 지키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내 최대 권력 기관으로, 막대한 경제적 보상(주택, 해외 유학 지원 등)을 통해 충성을 확보해왔다.
현재 이란 내부는 인터넷이 주 1회 2분만 연결되는 극심한 통제 상태다. 마사 씨는 “민간인 대피소도 없고, 외부로 소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전쟁 중에도 체포된다”며 “국민보다 미사일이 더 중요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인 SNS로 “X 대사관 직원이 네 시위 참여를 알려줬다. 조심하라”는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한국 내 이란 대사관 앞에서 매주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혼자서는 안 돼”… 외부 개입 바라는 이란인들

마사 씨가 만난 한국 거주 이란인 50~100명은 모두 정부 반대 입장이다.
그는 “이란 사람들이 미국 탓은 절대 안 한다. 경제 문제가 어제 일어난 게 아니라 수십 년간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외부에서는 ‘미국 때문’이라는 오해가 많지만, 이란 국민은 다르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 언론의 관심은 부족한 상황이다.
마사 씨는 “이란 사람들이 직접 하는 얘기는 안 듣고, 다른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란 국민들 혼자서는 뿌리 깊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도움으로 한 번에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 정부는 “중동 전역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전쟁 피해 배상”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향후 전망은 트럼프의 정치적 판단에 달렸다. 협상으로 전쟁이 종료될 경우, 마사 씨의 우려대로 이란 내부에서는 더 강력한 반정부 인사 탄압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전쟁이 지속된다면 정권 붕괴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민간인 피해는 계속 누적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