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유형 제도’ 폐지로
살상무기 수출 전면화

일본이 전후 80년간 유지해온 무기수출 제한의 마지막 빗장을 푼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방위장비 수출을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5가지 비전투 용도로만 제한하던 ‘5유형 제도’를 2026년 봄까지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0일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위성 산하에 방위장비 수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출 후 유지·정비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All Japan’ 체제를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방위산업을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 방산의 텃밭, 동남아 시장 위협받나

가장 큰 충격은 한국 방산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느껴진다. 일본은 이미 필리핀에 육상자위대의 12식 지대함 유도탄 수출을 추진 중이며, 아부쿠마급 호위함 6척의 필리핀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은 한국 방산의 핵심 거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필리핀 해군에 3200톤급 호위함 2척을 8447억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미 호세 리잘급과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을 성공적으로 납품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의 본격 참전으로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일본의 강점은 막강한 자본력과 MRO(정비·수리·점검) 체계다. 신설될 방위장비 수출 조직은 수출 후 부품 교체, 수리, 유지관리를 국가 차원에서 보장한다.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운영 전반을 관리하며 상대국과의 군사동맹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日 방산 매출 40% 급증”

일본 방산업계는 이미 급성장 중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일 발표한 ‘2024년 100대 무기 생산 및 군사 서비스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업체 5곳의 2024년 매출이 133억 달러(약 19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술력이다. 일본은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현재 200km에서 최대 1500km까지 연장하는 능력향상형을 개발 중이며, 이를 육상·해상·공중 발사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계열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전투기 탑재형까지 개발할 계획으로, 일본산 토마호크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지역 군사력 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방산, ‘가성비+α’ 전략 필요한 시점
한국 방산은 그동안 가성비와 빠른 납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일본이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과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본격 경쟁에 나서면서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일본의 5유형 폐지는 동북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라며 “우리 방산의 기술적 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정부 차원의 방산 외교를 적극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이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안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만큼, 한국도 필리핀·호주·인도네시아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연립정부 구성이 평화주의 성향의 공명당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로 바뀌면서 무기수출 확대에 제동장치가 사라진 점도 주목된다.
자민당은 2026년 2월까지 정책 제언을 정리하고 4월께 운용지침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방산에 남은 대비 시간은 불과 4개월, 방산 강국 간 동남아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