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일정 바꿔 워싱턴 먼저 달려갔다”…대북 정보 제한 사태, 한국 외교 ‘비상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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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의 핵심 자산인 대북 정보 공유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를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공개 언급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례적인 작심 경고를 내놓으면서 외교가 전체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불씨가 번지자 대응 타임라인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4월 21일 성일종 국민의힘 국방위원장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긴급히 찾아와 항의했다고 폭로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보 제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확인도 부인도 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껴 불안감을 오히려 키웠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북핵 외교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4월 24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당초 27일 뉴욕 유엔본부 일정이 예정돼 있었으나 워싱턴을 먼저 찾아간 것은 사태 수습의 명백한 외교적 신호다.

이 대통령 "구성 핵시설 이미 알려져…정동영 누설 주장 잘못"
이 대통령 “구성 핵시설 이미 알려져…정동영 누설 주장 잘못” / 연합뉴스

정동영 장관은 구성시 언급이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공개적으로 발언해온 내용이며, 취임 이후 관련 기밀 보고를 일체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CSIS는 정 장관이 근거로 삼은 보고서와 관련해 “그런 보고서를 낸 적이 없다”고 명확히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동영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정면 반박했다. 정 장관 역시 기밀유출 진원지에 대해 “미국일 수도,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남겨뒀다.

독자 자산의 한계: 킬체인의 빈틈

한국 군은 최첨단 군사정찰위성과 피스아이 조기경보통제기, 백두 정찰기 체계를 통해 북한 전역을 독자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상당 수준 갖추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보망에 일시적 제한이 생기더라도 즉각적인 안보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 정동영 해임건의안 제출 - 뉴스1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 정동영 해임건의안 제출 – 뉴스1 / 뉴스1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포착해야 하는 조기경보의 골든타임에 있다. 미군의 첨단 군사위성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영상정보와 신호정보가 결합된 특수정보(SI)는 북한의 은밀한 움직임을 교차 검증하는 데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전략 자산이다.

상호보완성이 흔들릴 때 동맹이 흔들린다

한국의 독자 자산과 미국의 특수정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비로소 빈틈없는 킬체인 가동이 가능하다. 정보 공유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이 정밀한 연동 체계 자체가 균열을 일으키며,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한 대응 시간이 결정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한미 대북정책 이견으로 1년 넘게 정보 공유가 중단된 선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정보 공유 제한 사실이 사실상 실시간으로 언론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외교적 손상을 입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정연두 본부장이 예정 일정을 바꿔 워싱턴으로 먼저 향한 이유는 하나다. 한국의 독자 감시 역량이 아무리 강화됐더라도, 골든타임의 정보 공백은 어떤 독자 자산으로도 메울 수 없다는 냉엄한 안보 현실이 외교 당국자를 서둘러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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