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 새 지도자에 지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 혁명수비대(IRGC) 핵심 지휘부 48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이란 해군은 기능을 상실했고, 공군과 드론 제조시설도 광범위하게 파괴됐다. 미사일은 소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이란의 군사력이 궤멸에 가까운 수준으로 붕괴된 상황이다.

이 급박한 상황 속에서 이란 헌법기구인 88인 전문가회의는 지난 3월 8일(현지시간),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56세)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그리고 사흘 뒤인 10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입을 열었다.
북한은 공식 담화를 통해 “이란 인민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외교적 수사처럼 보이지만, 이 발언의 이면에는 복잡한 전략적 계산이 담겨 있다.
중동 마지막 우방의 생존을 지켜라

이란은 북한에게 중동 내 사실상 유일한 우방국이다.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이후, 북한은 이 지역에서 의지할 수 있는 국가를 이란 하나로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번 외무성 담화는 외교 의례가 아닌 북한의 생존 전략적 의사 표현으로 읽혀야 한다. 북한이 이란 새 정권을 신속히 인정한 배경에는 반미 연대 전선 유지라는 절박한 계산이 깔려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의 ‘선택적 규탄’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자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로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언급은 지난 1일 담화에 이어 이번에도 없었다. 이는 북-미 간 협상 채널을 열어두려는 외교적 균형 작전으로 해석된다.
규탄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트럼프와의 직접 충돌은 피하는 방식으로, 대이란 지지와 대미 관계 관리 사이의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불안한 새 정권, 북한 지지가 힘이 될까

모즈타바의 권력 기반은 출발부터 흔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9일 CBS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완전히 끝난 상태”라고 선언하면서도, 모즈타바에 대해 “전할 메시지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심지어 “오래 못 버틸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호르무즈 해협 장악 검토 가능성도 언급됐다. 한편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은 모즈타바가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에 약 4억 유로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산 출처의 불명확성은 새 지도자의 국제적 정당성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도 선출 과정에 반기를 든 정치 인사들과 지휘부 불협화음 세력이 숙청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정권 내 균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이번 지지 선언은 외교적 수사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군사력이 궤멸 수준으로 무너진 이란 신정권을 조기에 지지함으로써 반미 연대를 결속하고, 동시에 트럼프 직접 비난을 자제해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중 전략이다. 중동의 마지막 우방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평양의 선택은 고립을 늦추기 위한 치밀한 생존 외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