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만 가능했는데 “이걸 한국이 해냈다고?”… ‘191조’ 잭팟 노리는 K-기술의 ‘대역전’

4개국 독점 깨뜨린 K-기술
글로벌 수출 ‘빅게임’ 시동
가스터빈
사진 = 두산에너빌리티

4개국만이 장악하던 가스터빈 핵심 기술 시장에 한국이 전격 진입했다.

그동안 미국, 독일, 일본 등이 독점하던 고온 가스터빈 핵심 부품 분야에서 국산 기술로 만들어낸 회전축과 고온 부품이 실제 발전소에 설치돼 상업운전에 들어간 것이다.

남부발전은 지난 3일, 부산복합발전소에 국산화에 성공한 7F 가스터빈 핵심부품을 장착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전 세계 5번째로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기술 독립을 넘어, 앞으로 각각 32조 원, 15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가스터빈과 항공엔진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기반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시장을 합치면 191조 원에 달하는 거대 산업으로, 한국은 이제 이 잠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세계 5번째, 韓 가스터빈 독자 기술력 입증

가스터빈
사진 = 경남도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가스터빈은 지금까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4개국의 독점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중 7F 가스터빈은 세계적으로 660기 이상이 설치된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로, 관련 정비 시장 규모만 1조 원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7F 기종의 핵심인 가스터빈 로터(회전축)와 고온 부품을 국산 기술로 처음 재생 정비하는 데 성공했다.

남부발전은 이를 직접 운영하며 실제 발전소에서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 중이다. 이번 설치는 국산 부품의 내구성과 효율을 입증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기술 자립을 향한 결정적 전환점이다.

가스터빈
사진 =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발전소에는 현재 59기의 외산 가스터빈이 가동 중이다. 이들의 구입비용으로 2조 3000억 원, 5년 동안의 유지보수비용으로 5156억 원이 빠져나갔다.

국산화는 이 같은 외화 유출을 막고, 고장 시 부품 수급 지연이나 기술 지원 부족 등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6조 원이며, 2031년에는 32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항공엔진까지 넘본다… ‘코어엔진’의 확장성

가스터빈
사진 =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핵심 부품 기술은 항공엔진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가스터빈과 항공엔진은 압축기, 연소기, 터빈 등 기본 구조가 유사하며 일부 부품은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코어엔진은 이 3가지 부품을 통합한 기술로, 이를 기반으로 여객기부터 전투기까지 다양한 항공엔진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이동훈 항공엔진개발팀장은 “항공엔진과 발전용 가스터빈은 원리와 구성에서 80~90%가 같다”며, “플랫폼 기술이 완성되면 용도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용은 효율과 수명이 중요하고, 항공용은 경량화가 관건”이라며, 국내에 이미 12미터급 대형 가스터빈을 연간 6대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 있어 기술 확장은 시간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두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과 함께 내년부터 초소형 항공엔진 개발에 착수한다. 목표는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 가능한 1만 6000lbf(파운드포스)급 엔진이다.

“이젠 우리가 수출한다”… 팀 코리아 출범

가스터빈
사진 =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와 남부발전은 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초 국내 9개 중소기업과 ‘팀 코리아’를 결성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공동 개발·생산 체제를 갖추고 국산 가스터빈 수출을 목표로 협업하고 있다.

이미 두산은 12조 원 규모의 글로벌 수주를 겨냥하고 있으며, 항공엔진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5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종속에서 벗어난 자주적인 산업 체계를 구축하는 첫 사례”라고 평가한다.

기술 국산화는 단순히 외화를 아끼는 수준을 넘어 중소기업의 생태계 육성과 고용 창출, 그리고 국가 에너지 안보까지 지키는 전략 산업이 되고 있다.

이동훈 팀장은 “지금은 항공엔진도 국산화해야 하는 때”라며, “처음엔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지만, 기술이 확보되면 전투기 수출의 허들인 엔진 문제도 해결되고, 장기적으로는 유지·보수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춰졌던 산업 ‘보물’…이제 세계로 나선다

가스터빈
사진 = 두산에너빌리티

이 팀장은 “과거 항공엔진 기술을 발전소에서 사용했다면, 이제는 가스터빈 기술이 다시 항공엔진으로 전이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적 상호작용은 국내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낳는다.

엔진은 그 자체로 고도의 기술 집약체지만, 한 번 개발되면 수십 년간 다양한 파생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자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팀장은 “감항 인증을 위한 시험 환경이 부족해 약 1조 2000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중복 설비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번 가스터빈 국산화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이 에너지와 항공 기술 분야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기술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수출 기반까지 넓혀나간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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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맨아래의 익명아! 니가 스스로 공공의 적이니 알몸으로 벗어나서 거리로 돌아다녀. 바로 밑에 있는 익명도 알몸으로 벗어나서 거리로 돌아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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