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한 번 없이 받은 무공훈장
12·12 가담자 10명 취소

내란을 일으킨 자들이 국가 훈장을 달고 있었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신군부가 군을 장악한 지 46년이 지난 2026년, 정부가 마침내 그 불법 서훈의 잔재를 걷어냈다.
국방부는 2026년 3월 2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12·12 군사반란 주요임무 종사자 10명의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국방부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무공훈장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처분이 아니다. 쿠데타 세력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불법 행위를 ‘무공’으로 포장했던 역사를 국가가 공식 부정한 것이다.
전투 공적 없는 ‘무공훈장’…허위 서훈의 실체
무공훈장은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전투에 참가해 뚜렷한 무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최고 등급인 태극무공훈장부터 인헌무공훈장까지 총 5등급으로 구분되며, 이번에 박탈된 충무무공훈장은 3등급에 해당한다.

국방부가 이번에 취소한 대상은 12·12 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경비단장을 지낸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이상규 준장(제2기갑여단), 김윤호 중장·이필섭 대령(제1군단), 권정달 준장(보안사령부), 고명승 대령(대통령경호실), 김택수 대령(제1공수특전여단), 김호영 중령(제2기갑여단), 송응섭 대령(국방부) 등 10명이다.
국방부 조사 결과, 이들에게는 무공훈장 수여 요건인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의 전투 공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반란 외에 실질적인 전투 유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공적이 인정된 것은 허위 서훈에 해당한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더 나아가 이들에 대한 서훈이 국무회의 심의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2006년 이후 20년…미완의 역사 정산

1980~1981년 신군부는 12·12 반란 관련 인물 총 26명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이는 자신들의 불법 행위를 ‘국가 수호’로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적 포상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13명의 서훈을 먼저 취소했다. 내란 및 반란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에서 8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법적 근거가 됐다. 상훈법은 국가안전 관련 범죄로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나머지 13명의 서훈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조치는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상훈법의 또 다른 조항, 즉 ‘공적이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를 근거로 한 추가 정산이다. 26명 중 2006년 13명, 2026년 10명이 처벌되는 흐름은 민주주의가 역사적 책임을 얼마나 집요하게 추적하는지 보여준다.
추가 취소 절차 진행…현충원 자격은 유지

이번 조치로 끝이 아니다. 국방부는 조홍 전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 백운택, 최석립 등 추가 주요임무 종사자들에 대해서도 무공훈장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에 대한 서훈 취소 통보가 반송된 상태여서, 행정절차법에 따라 관보 공고 후 14일이 경과하면 송달 효력이 발생하는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다만 서훈이 취소되더라도 현충원 안장 자격은 유지될 전망이다. 군 복무 기간이 20년 이상이면 현충원 안장이 가능하고, 이번 대상자 중 3년 이상 형이 확정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되, 군인 신분 자체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는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내란 사범들이 훈장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사례를 지속 검증하고, 공적이 허위이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서훈 취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데타 세력이 국가 권위를 빌려 달았던 훈장이 46년 만에 걷혀가고 있다.




















5.18 유공자도 엄밀 조사해서 진위여부를 파악 조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