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살리려는데 “아빠, 우린 어떡해?”… ‘1조 2천억’ 폭탄 터지자 온 가족 ‘아수라장’

자식은 일자리 걱정, 부모는 생계 막막
정년 연장 논의에 실업급여 확대까지
청년·중장년 세대 간 고용 갈등 우려

정부가 65세 정년 연장을 추진하면서, 그에 발맞춰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책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 청년층 고용 위축 등 현실적인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28년부터 제도 시행을 목표로, 관련 법 개정을 포함한 논의를 준비 중이다. 이 경우 4년간 1조2천억 원가량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령층의 생계 보호를 위한 정책이지만, 청년층과 기업 현장의 반발도 적지 않다.

정년 65세 추진…실업급여 대상 확대도 논의

정부는 2033년까지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따라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도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용노동부가 검토하고 있다.

현행 고용보험법은 65세 이후에 새롭게 취업한 경우, 실업 상태가 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37.3%로, OECD 평균(13.6%)의 세 배에 달한다.

일하고 싶어 하는 고령자는 많지만, 실업 상태에 놓였을 경우 생계 지원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년 연장과 고령자 고용 확대 흐름에 맞춰 실업급여 제도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청년 고용 위축 우려… “세대 갈등 가능성”

하지만 정년이 늘어나면 기존 근로자의 근속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청년층 신규 채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자 1명이 정년을 연장할 경우 청년층 일자리 0.2개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정년 연장 7년 뒤 청년 고용이 11.6% 감소한 사례도 보고됐다.

임금피크제나 직무 전환 등 고령자 재고용 방안이 함께 논의되지 않으면,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청년 채용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에 청년층은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1조 2천억 재정 투입… “이중 혜택” 논란도

실업급여 대상 확대는 고용보험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회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까지 포함할 경우 4년간 약 1조2천억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도 실업급여 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15년 5조5천억 원이던 실업급여 지출은 지난해 15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이미 7월까지 7조5천억 원이 지급됐다.

제조업·건설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월 1조 원 이상이 지속적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고령층에게 실업급여까지 지원하는 것이 ‘이중 혜택’이라는 논란도 있다. 노동부는 향후 사회보장제도 간 정합성을 고려해 제도 설계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편, 세대별 영향 고려해야

정년 연장과 실업급여 확대는 고령층의 고용 안정과 생계 보장이라는 점에서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청년 고용 감소, 기업 부담 증가, 재정 악화 등 부작용도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은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임금체계 유연화, 고령자 적합 직무 분리, 청년층 고용 유지 대책 등 다양한 보완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년 연장과 실업급여 확대는 고령층 보호와 동시에 청년 고용 위축이라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재정 계획, 그리고 세대 간 형평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