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도시 재건에 한국 기술
스마트 솔루션, 유럽도 주목했다
키이우,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폭격으로 모든 게 무너졌지만, 이젠 다시 움직인다. 그것도 한국 기술 덕분에.”
러시아의 침공으로 삶의 터전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폐허가 된 도시에 한국의 스마트 교통 기술이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키이우 현지에서 열린 ‘키이우 지역 교통 마스터플랜’ 최종보고회에서 한국의 첨단 솔루션이 공개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주도한 이번 사업은 전쟁으로 무너진 도시의 교통 체계를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시스템으로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고회를 통해 제시된 청사진은 단순한 도로 복구가 아닌, 유럽연합(EU)의 범유럽 교통망 사업과도 연결되는 본격적인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이다. EU와의 협업 가능성까지 엿보인 이번 발표에 현지 관계자들은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쟁의 상처 위에, 한국 기술 심다

이번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023년 9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끄는 민관합동 대표단이 키이우를 방문해 발표한 ‘6대 선도 프로젝트’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에는 키이우 교통체계 개선뿐만 아니라 우만시 스마트시티,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시 하수처리시설,카호우카 댐 재건, 철도노선 고속화 등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 공동체영토개발부 마리나 데니시우크 차관은 보고회 자리에서 “한국 측의 진정성과 전문성에 깊이 감명받았다”며, “현지 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비우까지 뻗는 한국 기업의 발걸음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국토부 산하 KIND는 국내 중견 물류업체와 함께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지역 물류센터 투자도 검토 중이다.
르비우는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60km 떨어진 전략 요충지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KIND 측은 “현재는 실사 단계로, 투자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투자가 실현될 경우 종전 후 한국의 첫 공식 재건 투자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린다면, 유럽 내에서 한국 기술력의 입지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일어서는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 ‘기술 한류’는 이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되고 있다.
문외한이 봐도 아주 돋보이는 포석같은 사업선택 같다. 멋진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