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터지자마자 부랴부랴”… 삼성전자 전 직원 대상 ‘보상 혜택’ 연 진짜 속사정

댓글 0

임원 자사주 의무 폐지
직원도 성과급 주식 선택 가능
첫 과반 노조와 미묘한 타이밍
삼성
삼성 / 출처 : 뉴스1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 자사주 의무 수령 제도를 1년 만에 폐지하고 전 직원 선택제로 전환했다.

주가가 14만원대로 급등한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지만,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상 첫 과반 노조로 등극한 직후라는 점에서 미묘한 타이밍이다.

의무에서 선택으로, 180도 전환

삼성
삼성 / 출처 : 뉴스1

삼성전자는 12일 성과급(OPI) 주식보상안을 공지하며 임원 자사주 의무 수령 규정을 전면 폐지했다.

지난해 1월 도입 당시 상무급은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1년 뒤 자사주로 받도록 강제했던 제도다.

새 제도에서는 임직원 모두 성과급의 0~50%를 10% 단위로 자사주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전액 현금 수령도 가능하다. 1년 보유 조건을 택하면 선택 금액의 15%를 주식으로 추가 지급받는다.

주가 급등과 노조 과반, 복합 변수

삼성
삼성 주가 / 출처 : 뉴스1

제도 변경의 표면적 이유는 주가 회복이다. 2024년 말 5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HBM3E 양산 본격화와 파운드리 턴어라운드 기대감으로 최근 14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주목할 변수는 노조다. 전삼노는 10일 기준 조합원 3만6378명을 확보하며 전체 임직원 대비 51.97% 조직률을 달성해 삼성전자 역사상 첫 단일 과반 노조가 됐다.

전삼노는 지난해 하반기 임금협상 파업을 주도하며 급성장했고, 2025년에도 처우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성과급 제도 확대는 노조 압박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해석된다. 임원만 누리던 자사주 선택권을 일반 직원에게도 개방함으로써 노조 요구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책임경영 후퇴 논란, PSU로 방어

삼성
삼성 / 출처 : 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주 의무 수령 제도를 도입하며 “주가와 성과를 연동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만에 의무를 폐지하면서 책임경영 명분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도입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내세운다.

PSU는 3년 뒤 주가 상승률에 따라 지급 주식 수를 차등화하는 장기 인센티브로, 주가 상승률 20% 미만이면 주식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100% 이상 상승 시 2배를 지급한다.

초기업노조는 PSU 도입 취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외부 요인에 좌우되는 주가와 보상을 연동하는 구조는 실질적 보상 효과를 직원들이 체감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내부 결속 사이

삼성
삼성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선택은 외부 환경과 내부 역학의 교차점에서 나온 결과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시점에서 임직원 사기를 높이고, 동시에 노조 과반 시대를 맞아 처우 개선 압박을 선제 차단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문제는 유연성 확대가 장기적으로 책임경영 문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주가가 오를 때는 현금을 선택하고, 하락 위험이 커지면 자사주를 회피하는 기회주의적 선택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