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일으켰더니 “늙으면 버려진다”… 최악의 현실 속 고령층들의 ‘절규’

노인 4명 중 1명, “고독사 두렵다”
일해도 가난한 현실… 노인 빈곤율 OECD 1위
고령층
사진 = 연합뉴스

“이대로 혼자 죽을까 봐 무섭다.”

서울에 사는 노인 4명 중 1명이 스스로 ‘고독사 위험’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복지재단이 발표한 ‘2024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노인의 23.9%가 고독사 위험을 실감한다고 답했다.

특히 30.7%에 달하는 독거노인의 경우, 이 비율이 64.5%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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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사회적 고립도 심각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응답이 47.1%에 달했고, 주 1회 이상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조차 하지 않는 노인도 24.6%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노인은 31.1%에 불과했다. 원하는 장례 방식조차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응답도 36.8%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많은 노인들이 극심한 외로움 속에 살아가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로움이 치매보다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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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단순한 외로움을 넘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고려대 연구팀은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흡연이나 음주만큼이나 치명적인 건강 위험 요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수록 노인의 인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과의 교류가 끊어질수록 기억력과 사고력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노인 복지관이나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 노인들은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김진호 고려대 교수는 “노년기 고립과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환과 직결된다”며 “노인들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해도 가난하다… OECD 1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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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나라. 한국 노인들의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65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7.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노인 빈곤율도 40.4%로 1위를 기록했다. 일해도 가난한 구조인 셈이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52%로, 65~74세(31.4%)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지만, 대부분이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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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부족한 연금이다. 2020년 기준 한국 노인의 소득 중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OECD 평균(57.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반면 노동소득 비중은 48.6%로, OECD 평균(25.5%)의 두 배 가까이 됐다. 결국 연금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연금 제도가 늦게 도입된 것도 문제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1988년에야 시행됐고,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된 것은 1999년이었다.

이 때문에 현재 75세 이상 노인 중 상당수는 연금 가입 기간이 부족해,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인 빈곤,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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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2014년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 20만 원이었던 기초연금을 2024년 33만 원까지 인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후 최소생활비(124만3000원)에 한참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20년을 넘어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이 되는 10년 후쯤, 노인 빈곤율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연금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나 지역가입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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