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고차 시장이 급락 구간을 벗어나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 1위 직영 중고차 기업 케이카가 출시 10년 이내 740여 종을 분석한 결과, 6월 국산차 시세는 전월 대비 -0.9%, 수입차는 -1.3% 하락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5월 하락 폭(국산 -1.8%, 수입 -2.8%)의 절반 수준이다. 케이카는 “급락 구간을 지나 평년 수준의 안정 구간으로 회복하는 흐름이 확인된다”고 진단했다.
고유가가 불러온 전기차 중고 시세 반등
이번 시세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기차(BEV)의 반등이다. 전기차 평균 시세는 5월 -0.7%에서 6월 +0.2%로 상승 전환했다. 케이카는 그 배경으로 ‘고유가 효과’를 지목했다.
모델별로 보면 BYD 아토 3가 +6.2%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현대차 더 뉴 봉고Ⅲ EV 카고(+3.7%),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3.7%), 기아 EV6(+3.3%),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3.0%)가 뒤를 이었다.
특히 상용 전기차인 봉고Ⅲ EV 카고의 강세는 유류비 부담이 큰 화물·물류 업종에서 전기차 수요가 실질적으로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산 주력 세단 안정세, 대형 SUV는 ‘중동 쇼크’ 직격

볼륨 세단 시장은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5월에 급락했던 현대차 그랜저 IG(-0.8%), 아반떼 CN7(-0.6%), 쏘나타 DN8(-0.4%) 등 주력 차종의 하락 폭이 크게 둔화됐다. 출퇴근·생계 목적의 실수요가 바닥을 지지하며 시세를 안정시키는 구조다.
반면 대형 SUV·RV 세그먼트는 여전히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 케이카는 중동 전쟁 여파로 수출 수요가 감소한 것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5.9%), 현대차 팰리세이드(-4.5%), 기아 더 뉴 카니발 4세대(-3.9%)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한국산 대형 SUV·RV는 중동·신흥시장 중고 수출 비중이 높은 탓에, 분쟁 심화로 수출 채널이 막히자 국내 재고 부담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수입 고가 SUV도 줄줄이 약세…세그먼트별 온도 차 심화
수입차 시장에서도 고가 SUV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BMW X3(G01)이 -6.9%로 수입차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고, BMW X4(G02, -3.5%), BMW X5(G05, -3.4%), 메르세데스-벤츠 GLS-클래스 X167(-2.8%)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 전체 평균 하락률(-1.3%)과 비교하면 고가 SUV의 약세가 얼마나 두드러지는지 명확하다.
조은형 케이카 애널리스트는 “국산과 수입 모두 전월 대비 하락 폭이 줄어들며 시장이 급락 구간을 지나 안정 구간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시세 반등은 유가 동향·보조금 정책·배터리 신뢰도 등 복합 변수에 따라 언제든 재조정될 수 있는 ‘조건부 회복’이라는 시각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존한다.
2026년 6월 중고차 시장의 화두는 결국 하나다. ‘어떤 차를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차를 언제 파느냐’가 수십만 원, 혹은 수백만 원의 차이를 만드는 시장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