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한 푼 안 쓰고 대박 냈다”… 틱톡·유튜브 놀이 문화가 바꾼 대한민국 수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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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불닭볶음면 판매량
연합뉴스

한때 기업 존폐의 기로에 섰던 삼양식품이 ‘불닭’이라는 이름 하나로 글로벌 식품 시장을 뒤흔들었다. 삼양식품은 5일 불닭 면류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과 매출이 지난달 각각 100억개, 7조원을 돌파했다고 공식 밝혔다.

2012년 출시 이후 14년 만에 세운 이 기록은, 1989년 ‘우지 파동’으로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며 생존을 위협받았던 삼양식품이 이뤄낸 극적인 반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1초에 63개씩…’불닭’이 바꾼 수출 지형도

불닭 면류의 현재 연간 해외 판매량은 약 20억개로, 이를 환산하면 1초당 63개씩 팔리는 속도다. 삼양식품은 이 기세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9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현재 불닭은 한국 라면 전체 수출액의 60% 이상을 홀로 담당하고 있다. 단일 식품 브랜드가 국가 수출 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사례로,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한다.

해외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6년 930억원이었던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8,838억원으로 약 20배 불어났으며, 해외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26%에서 80%로 확대됐다.

팔도 불닭볶음면 판매량
연합뉴스

챌린지가 만든 ‘놀이 식품’…SNS가 광고를 대신하다

불닭 면류의 판매 추이를 보면 성장 가속도가 뚜렷하다. 2017년 누적 10억개 돌파 이후, 2022년 40억개, 2025년 90억개를 거쳐 올해 100억개를 넘어섰다. 초반에 7년이 걸렸던 10억개 달성이, 최근에는 매년 10억개에 육박하는 속도로 빨라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면류 성장의 원동력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글로벌 팬덤에 있다”며 “SNS 등 디지털 공간에서 불닭을 즐기는 문화가 놀이로 자리를 잡으며 견고한 수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까르보불닭볶음면 품귀 현상이 그 단면이다.

식품 업계 전문가들은 불닭의 성장 방식이 기존 FMCG(가공식품) 마케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한다. 유튜브와 틱톡을 통한 ‘불닭 챌린지’가 자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사실상 광고비 없이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가 마케팅을 대신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두 얼굴의 성장

수익성 지표도 함께 올라섰다. 김정수 회장이 부회장으로 취임했던 2021년 6,420억원이었던 삼양식품 매출은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0%에서 2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7,144억원(전년 대비 +35%), 영업이익 1,771억원(+32%)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불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매출과 수익의 상당 부분이 단일 브랜드에 집중된 구조에서, 글로벌 매운맛 트렌드가 둔화되거나 특정 국가의 식품 규제가 강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삼양식품은 이러한 의존 구조를 분산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판매법인과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불닭 세계관의 차세대 캐릭터 ‘페포’를 새롭게 선보이며, 단순 식품을 넘어 IP(지식재산) 비즈니스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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