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흥행에 수입차도 긴장
알파드·오디세이 등 잇단 출격
미니밴 시장,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다

기아 카니발의 질주가 미니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자, 수입차 브랜드들도 잇따라 신모델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카니발과 스타리아 중심이던 국내 미니밴 시장은 이제 다채로운 선택지가 공존하는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니발, 26년 만에 ‘최다 판매’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된 카니발은 15만7336대에 달했다. 이는 2002년에 기록한 15만5433대를 넘긴 수치로, 출시 26년 만에 연간 판매 최고치를 새로 쓴 셈이다.
미니밴은 한때 ‘영업차’, ‘학원차’로 불리며 실용성 위주로 소비됐지만, 1998년 첫 출시된 카니발은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모델과 고급 옵션으로 무장해 패밀리카 시장까지 공략했다.
기아 관계자는 “연비, 정숙성, 편의성 모두 강화된 점이 폭넓은 소비층에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알파드·오디세이… 수입 미니밴 ‘진격’

국산차의 성장에 자극을 받은 일본 브랜드들이 잇달아 신형 미니밴을 국내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3년 9월 ‘알파드’의 3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최대 출력은 250마력에 달하며, 2열 좌석은 비즈니스 클래스급 사양을 갖췄다.
좌석 자세 조절은 물론, 조명·공조·오디오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가 특징이다.
판매량도 상승세다. 자동차 분석업체 카이즈유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알파드는 923대, 시에나는 999대가 팔리며 양대 모델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1년 전만 해도 시에나가 세 배 이상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토요타의 공세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다.
혼다도 최근 ‘2025년형 뉴 오디세이’를 국내에 출시했다. 뒷좌석에 12.8인치 모니터를 탑재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으며, 유튜브나 OTT 콘텐츠 시청도 가능하다.
렉서스는 지난해 7월, 프리미엄 미니밴 ‘LM 500h’를 국내에 선보이며 고급 법인차 수요까지 겨냥하고 있다.
국산 브랜드도 전략 강화

기아와 현대차도 미니밴 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스타리아 모델을 출시했다.
최고 출력 245마력, 복합 연비 리터당 13㎞라는 ‘미니밴스럽지 않은’ 성능을 앞세워 주목을 받았다.
기아는 같은 해 10월, ‘더 2025 카니발’을 공개하며 주행 보조 시스템과 안전 기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차선을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차로 유지 보조 2(LFA 2)’와 함께, 운전대에 정전식 센서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기아는 올해 하반기 ‘더 기아 PV5’를 출시하며 PBV(목적 기반 차량)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패신저’, ‘카고’, ‘컨버전’ 등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세 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PV5는 단순한 비즈니스 차량을 넘어, 고객의 생활 방식에 맞춘 맞춤형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브랜드에게는 진짜 실력을 보여줄 무대가 마련됐다. 올해 미니밴 시장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