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같은데 왜 비싸게 팔아?” … 기아차, 가격 경쟁력으로 EV시장 ‘정면승부’

성능·가격 다 잡은 기아의 결정
‘NCM=국산’ 공식 뒤엎은 PV5 전략
글로벌 현지 생산으로 관세 부담도 해소
기아
CATL 사옥 / 출처 : 연합뉴스

기아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서 중국산 채택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원가 절감을 넘어, 그동안 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전략적 변화다.

기아는 하반기 출시되는 PBV(Purpose Built Vehicle) ‘PV5’에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의 ‘NCM은 국산, LFP(리튬인산철)는 중국산’이라는 암묵적인 시장 공식을 깨뜨린 행보다.

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이제는 국산 배터리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현실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해석한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EV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성능이 비슷하다면 더 저렴한 선택지를 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중국산 배터리, 기술력도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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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O EV / 출처 : 기아

기아의 전략은 PV5에서 끝나지 않는다. 니로EV, 레이EV 등에도 이미 CATL의 배터리를 도입했으며, 유럽 출시 예정인 EV2 역시 중국산 배터리 탑재 가능성이 높다.

CATL, BYD, CALB 등 중국 3대 배터리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24년 현재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에서 국내 기업들을 앞섰으며, 성능 차이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기아가 이번에 선택한 CATL의 NCM 배터리는 기존에 ‘저가형’이라는 이미지를 지녔던 제품과는 달리, 고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PV5에 들어가는 CATL NCM 배터리는 기존보다 성능이 개선된 제품으로, 국내산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NCM=국산’ 공식을 깬 P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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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5 / 출처 : 기아

이번 기아 PV5의 배터리 전략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오랜 문법을 깼기 때문이다.

기존엔 ‘고성능이 필요한 NCM은 한국산, 저가형에 적합한 LFP는 중국산’이라는 구도가 뚜렷했다. 그러나 기아는 이 공식을 깨고, NCM임에도 중국산 CATL 배터리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NCM은 무조건 국산이라는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산 배터리도 기술력과 안정성 면에서 충분히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원가 절감을 넘어서, 배터리 시장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지 생산 + 공급망 다변화 = 글로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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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사옥 / 출처 : 연합뉴스

기아는 배터리 외에도 전기차 생산 체계 전반에서 글로벌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기아차 생산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의 전기차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혜택을 고려한 전략이다.

유럽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EV2, EV4 등 유럽 전략형 모델을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이처럼 관세 회피와 공급망 리스크 분산을 위한 ‘로컬 생산’은 기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최근 CATL, BYD에 이어 CALB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3대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모두 확보했다. 특히 CALB와의 계약 물량은 아이오닉5 3만8000대를 만들 수 있는 30GWh에 달한다.

가격, 성능, 생산 체계까지 바꿔가는 EV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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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5 / 출처 : 기아

기아의 배터리 전략은 전기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산·중국산을 가르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누가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국산이냐 중국산이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선택을 누가 더 빠르게 읽고 반영하느냐는 것이다.

PV5는 그 질문에 대한 기아의 대답이자, 전기차 시장 판도를 다시 쓰는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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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품질의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 생각된다 사실 초창기품질엔 문제가 없었지만 이익의 극대화 문제로 결국 일이 터질고야 말것이다. 조심 또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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