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불황 속 ‘이례적 돌풍’
유럽 전기차 중 국내 판매 1위
3천만 원대 실구매가에 ‘성능도 업그레이드’
“요즘 전기차 안 팔린다던데, 이 차는 왜 다르지?”
수입 전기차 대부분이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유독 ‘한 대’만 거꾸로 달리고 있다. 바로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 SUV ‘ID.4’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ID.4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784대를 판매하며 유럽 브랜드 전기차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600여 대가 팔리며 독주 체제를 굳힌 ID.4는, 불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웃고 있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입소문’이 만든 기현상…이질감 없는 전기차
ID.4의 흥행에는 특별한 광고보다 ‘사용자 입소문’이 강력한 역할을 했다. 실제 오너들은 “운전이 부드럽고 전기차 같지 않다”, “좁은 골목도 부담 없다”고 평가한다.
기존 전기차에 흔한 회생제동 특유의 이질감과 멀미 유발 문제도 ID.4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독일 기술력으로 구현한 안정된 핸들링과 부드러운 가속감이 전통 내연기관 차량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게 만든다.
특히 회전반경이 10.2m로, 경차 수준이다. SUV임에도 좁은 골목길에서 유턴이 어렵지 않다는 점은 실제 운전자들에게 강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ID.4는 전장 4,585mm, 휠베이스 2,765mm의 넉넉한 차체를 자랑하면서도 조작이 쉽고 운전 부담이 적다.
배터리는 국산, 가격은 현실적…’가심비’까지 잡았다
성능은 업그레이드됐지만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다. 올해 초 선보인 2025년형 ID.4는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55.6㎏·m를 갖췄다. 전작 대비 각각 40%, 75% 향상된 수치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6.7초, 최고속도는 시속 180km로 인증받았고,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주행거리는 424km에 달한다.
175kW급 급속 충전 기준으로는 10~80% 충전에 28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가격은 Pro Lite가 5,299만원, Pro는 5,999만원이다.
전년 대비 9만원 인상된 수준으로,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 422만원이 적용되며, 서울시 기준 모든 혜택을 더하면 Pro Lite는 3,887만원대, Pro는 4,461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두 자녀를 둔 가정은 1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어 실질 체감 가격은 더 내려간다.
또한 ID.4는 대부분의 수입 전기차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 안전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 점이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전기차의 기준’으로 떠오른 ID.4
ID.4는 지난 2022년 국내 출시 당시에도 2주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하며 주목받았다. 같은 해 ‘올해의 전기차’ 2관왕에 오르며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그 흐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형 모델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음성 인식 보이스 어시스턴트, 배터리 히터 기능 등 첨단 편의사양도 대거 추가됐다.
12.9인치 대화면 터치스크린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로 조작 편의성을 높였으며, 최신 무선 앱 커넥트 기능도 지원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기존보다 상품성이 크게 개선된 2025년형 ID.4를 앞세워 올해 한국 시장 내 전동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