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중소기업의 소비재 수출이 되레 두 자릿수 성장세로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기존 주력 시장인 미국·중국·일본을 넘어 유럽과 중남미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6년 1~5월 중소기업 4대 유망 소비재 수출 현황’에 따르면, 화장품·패션의류·농수산식품·생활유아용품 등 4대 소비재 수출액은 95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중소기업 전체 수출 증가율(9.3%)을 크게 웃돈다.
수출 기업 수도 늘었다. 4대 소비재 관련 수출 중소기업은 2만 7,637개사로 전년 대비 5.2% 증가해, 전체 수출 중소기업 증가율(2.1%)의 두 배를 넘어섰다.
유럽 39%, 중남미 66%…시장 다변화 ‘본격화’

수출 지역의 구조적 변화가 이번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올해 1~5월 중남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1% 급증했고, 유럽도 39.6% 증가했다. 북미(+16.5%)와 아시아(+9.8%)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적 전환으로 분석한다. 코트라는 헝가리 등 중유럽에서 K-콘텐츠와 소비재를 결합한 이른바 ‘경험형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는 온두라스·라트비아·케냐 등을 K-푸드 신규 유망 시장으로 지목하며 다변화 전략을 공식화하고 있다.
K-뷰티, 월별 최고 실적 ‘3연속’ 경신
품목별로는 화장품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40억 9천만 달러로 전체 4대 소비재 수출의 42.7%를 차지하며 28.6% 증가했고,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월별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1~5월 누적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61.1%,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에서 153.5% 급증하며 아시아·북미 중심의 수출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 한국이 프랑스에 이어 세계 화장품 수출 2위 국가로 올라선 데 이어, 2026년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20%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대 수출국이 2024년 중국, 2025년 미국에 이어 2026년에는 유럽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K-푸드·K-패션도 가세…수출 저변 확대
농수산식품과 패션의류도 성장세에 합류했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16.0% 증가했으며, 김·해조류가 주력 품목으로 성장을 이끌었다. 고등어 등 기타 수산물은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에서 호조세를 보인다.
패션의류는 13.6%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외에 홍콩(31.9%)과 대만(20.0%) 등 중화권 수요가 확대되며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K-뷰티 성공 방정식을 푸드·패션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해 나가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세에 내재된 리스크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럽·중남미 진출이 확대될수록 각국의 위생·안전 규제와 비관세 장벽 대응 비용이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중장기적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