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때문에 기름값 오른 줄 알았는데”… 전문가들 폭로에 차주들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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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휘발유 1800원대 돌파
원가 오르기 전에 기름값 먼저
반영 속도 앞당겨졌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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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1천800원 돌파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35.8원을 기록하며 단 3일 만에 70원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약 2개월 반 만에 1,800원을 돌파한 것이다.

같은 기간 경유는 하루에만 84.8원 오른 1,792.2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촉발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주유소로 즉각 전이된 결과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95.9원이었으나 3일 후인 4일 오후 3시 기준 1,765.7원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 역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81.4달러(전장 대비 +4.71%), WTI가 74.56달러(+4.67%)를 기록하며 4%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에 연동된 국내 가격은 통상 2~3주 지연 반영되지만, 전쟁 확산 우려와 환율 급등이 겹치며 반영 속도가 앞당겨진 상황이다.

중동 충돌과 호르무즈 공급망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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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 원인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보도와 맞물린 군사 충돌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망 차단 우려가 시장을 강타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환율과 국제 제품 가격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추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흥미로운 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중반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과거 지정학적 위기 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여건 개선과 전쟁의 국지전 성격이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환율 급등(원화 약세)이 수입 단가를 끌어올리며 국내 가격 상승을 증폭시킨 구조다.

‘더 오르기 전에 넣자’…소비 심리 위축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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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주유소 / 출처 : 연합뉴스

울산의 한 주유소 업주는 “어제 저녁부터 모바일 앱으로 최저가 주유소를 검색한 운전자들이 몰려왔고, 기름값에 민감한 화물차들이 상당수였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운전자는 “운동 가는 길에 본 주유소 가격이 1,680원이었는데 운동하고 온 사이 1,730원으로 올랐다. 당장 오늘 저녁에 주유하러 갈 예정”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른바 ‘패닉 주유’ 현상이 관찰되면서 일시적 수요 폭증이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

기름값이 10주간 하락세를 보이다 2월 셋째 주부터 반등했지만, 대부분 운전자는 “리터당 1,700원대도 부담스러운데 1,800원을 넘어서면 차량 유지비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기름값
붐비는 주유소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화물업계는 경유 급등(105.8원/3일)에 직격탄을 맞으며 물류비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선 중동 정세 추이와 OPEC+ 증산 결정 여부가 향후 유가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는 당분간 1,800원대 기름값을 감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석유협회는 “국제유가와 환율을 종합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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