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 원. 국세와 국세외수입을 합산한 현재 체납 총액이다. 국세청이 이 거대한 규모의 체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9,500명이라는 숫자는 올해 공공 일자리 중 단연 눈에 띄는 규모다.
국세청은 오는 7월 1일부터 12월 23일까지 약 6개월간 활동할 기간제 근로자 9,5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의 핵심 임무는 국세 체납자 133만 명과 국세외수입 체납자 384만 명, 총 517만 명의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업무는 단순 독촉과 거리가 멀다. 체납 사유를 분류해 생계 곤란형 체납자는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제도로 연계하고, 일시적 자금 부족자에게는 분할 납부를 안내한다. 고의적 납부 회피자로 의심되는 경우는 전담 공무원에게 정보를 넘기는 방식으로, 압류·강제징수 등 직접 징수 행위는 정규 공무원이 담당한다.
이번 채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처우 개선이다. 시간당 임금은 1만 2,250원으로, 2026년 법정 최저임금 1만 320원의 120% 수준인 전국 평균 생활임금을 적용했다.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기준으로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시 월 세전 약 272만 원을 받게 된다.
정액급식비도 기존 월 12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33% 인상됐다. 국세청은 기존 체납관리단 처우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라고 공식 설명했다. 감정노동의 강도에 비해 보상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반복돼 온 만큼, 임금 체계를 전면 손질한 셈이다.
기간제 근로자 1명이 6개월 동안 관리해야 할 체납자 수는 평균 약 544명에 달한다. 전화 실태확인원과 방문 실태확인원으로 나뉘어 업무가 진행되는데, 체납자와의 직접 접촉 과정에서 언어폭력이나 갈등 상황에 노출될 위험도 적지 않다.
체납 정보는 개인의 소득·재산·복지 이용 현황이 포함된 민감한 정보다. 9,500명의 기간제 인력이 이를 다루는 구조인 만큼, 보안 교육과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얼마나 촘촘히 갖춰지는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전산 관련 자격증 보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차 공고 대상은 국세 체납관리단 2,500명과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3,000명 등 총 5,500명이다. 원서 접수는 5월 18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국세청 전용 채용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응시 자격은 만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자로, 학력·전공 제한은 없다. 장애인은 국세 체납관리단 110명,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140명 등 총 250명을 별도 제한경쟁으로 선발한다. 나머지 4,000명은 7월 중 추가 공고를 거쳐 9월 채용할 예정이다.
총 예산 2,134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단순히 체납액을 걷겠다는 징수 행정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공공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겨냥한 다목적 프로젝트다. 월 272만 원의 처우와 공공기관 경력이라는 조건이 구직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6개월 단기 계약이라는 한계와 감정노동의 무게를 함께 직시하는 냉정한 판단이 지원 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