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비 오는 출근길, 퇴근 러시아워. 앱을 켜고 호출 버튼을 누르지만 택시가 잡히지 않는 상황이 더 잦아질 수 있다.
지난 5월 11일부터 플랫폼 가맹택시의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가 전면 금지되면서, 기사들이 앱 호출 대신 길거리 손님을 선호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수료 조정이 아니다. 카카오T 블루 등 브랜드 가맹택시가 빠르게 증가하며 플랫폼 종속 구조가 심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플랫폼이 실제로 중개한 운행에만 수수료를 허용한다’는 원칙을 처음으로 제도화한 것이다.
무엇이 바뀌었나…수수료 부과 범위의 재설정
배회영업이란 택시가 앱 호출 없이 도로에서 직접 승객을 태우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길거리 승차, 택시 승차대 대기, 타 플랫폼 앱으로 받은 콜까지 현재 가맹 계약 기준에선 ‘앱 외 영업’으로 분류된다.
기존 구조에서는 월 매출 400만 원을 올린 가맹택시 기사가 앱 호출로 200만 원, 배회영업으로 200만 원을 벌어도 전체 400만 원을 가맹 매출로 보고 수수료가 부과됐다.
이제는 배회영업 매출 200만 원에는 수수료나 금전적 대가를 일절 요구할 수 없다. 이를 어긴 플랫폼 가맹사업자에겐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불이행 시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사엔 월 2~3만 원…그러나 의미는 구조 변화에 있다
업계 추산 기준으로 기사 한 명이 체감하는 수수료 감소액은 월 2만~3만 원 수준이다. 실질 소득 증가율로 따지면 1% 이내로, 근본적인 수입 개선책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금액이 아닌 구조다. 카카오T에 가입한 택시가 전국 택시의 70~80%에 달하는 시장 지배력을 갖춘 플랫폼이, 자신이 중개하지 않은 매출에까지 수익을 얹어가던 방식에 정부가 처음으로 법적 선을 그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향후 수수료 상한제, 데이터 공개 의무화 등 추가 규제의 ‘전초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승객엔 콜 잡기 난이도가 변수…골라태우기 재점화 우려
승객이 내는 미터요금 자체는 지자체 고시 요금으로 변동이 없다. 문제는 피크타임 호출 성공률이다.
앱 호출은 자동배차 원칙상 목적지가 기사에게 사전 비공개인 경우가 많지만, 배회영업에서는 탑승 전 목적지를 확인할 여지가 있다. 수요가 폭증하는 시간대일수록 기사가 ‘수수료 없는 길거리 손님’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단거리·불리한 목적지를 회피하는 이른바 ‘골라태우기’ 유인이 커지는 구조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승차 거부는 여전히 금지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형식상 거부가 아닌 회피’는 단속이 쉽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가맹본부들은 이미 계약서와 정산 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앱 호출 매출과 배회영업 매출을 분리 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이 지연되면 기사 정산과 플랫폼 수익 배분을 둘러싼 추가 분쟁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제도 개편은 기사에겐 공정성 회복, 플랫폼엔 수익 구조 재조정 압박이다. 승객 입장에선 요금보다 ‘심야·피크타임에 앱 호출이 얼마나 잘 잡히느냐’가 체감 변화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