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떠나며 55만 원 공짜 주차”…인천공항 직원 사적 남용,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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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마다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은 어김없이 붉은 만차 전광판을 켜왔다. 그런데 그 전광판 뒤에는 폭발적인 여객 수요가 아닌, 3만 장이 넘는 직원용 주차권이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26년 5월 14일 발표된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직원과 입주업체 직원에게 발급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총 3만 1,265건에 달한다.

공항 전체 장·단기 주차면수 3만 6,971면의 84.5%를 사실상 직원용으로 묶어 둔 셈이다.

직원용 정기권 과다 발급 지적 현장
직원용 정기권 과다 발급 지적 현장 / 연합뉴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실제 사용 실태다. 하루 평균 실제 사용 건수는 5,134건에 그쳐, 발급된 정기권 대부분은 실사용과 무관하게 자리만 차지하는 ‘허수’로 남아 있었다.

일반 여행객이 단기주차장 하루 이용료 2만 4,000원을 내고도 빈자리를 찾지 못하는 동안, 수만 장의 정기권이 공간을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간 41억 원 ‘공짜 주차’…해외여행 떠나며 55만 원 면제

2025년 한 해 동안 직원들이 단기주차장 무료 정기권으로 면제받은 요금은 총 41억 원으로, 인천공항공사의 연간 단기주차장 수입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제1터미널 지하 3층 단기주차장에는 무료 정기권 전용 구역 511면이 별도 배정됐는데, 실제 상주 근무 인원 347명의 3.7배에 달하는 1,289건의 정기권이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차면 84%가 직원 정기권인 혼잡 원인
주차면 84%가 직원 정기권인 혼잡 원인 / 뉴스1

사적 남용 사례는 공분을 더욱 키웠다. 같은 해 연차 사용 중 주차권을 쓴 사례가 1,220건에 달했고, 점심식사를 위해 터미널 단기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한 사례도 4,300건을 넘겼다.

대표적 사례로 공사 직원 한 명은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며 22일간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55만 2,000원의 요금을 전액 면제받았다. 같은 기간 일반 여행객이 동일한 공간을 이용했다면 52만 8,000원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국토부 ‘전액 환수·징계’ 지시…공사는 “원점 재검토”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 미숙이 아닌 ‘도덕적 해이’로 규정하며 강경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부당 면제 요금 전액 환수와 관련자 징계는 물론, 직원 정기주차권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공항 이용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체계로 개편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 감사 대응과 운영체제 개선 조치
국토부 감사 대응과 운영체제 개선 조치 / 뉴스1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감사 결과 발표 다음 날인 5월 15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국민 불편을 초래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기권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상주 인원과 근무 실태에 기반한 발급 기준을 새로 세우고 비상주·간헐적 방문 인력에 대한 무료 혜택은 폐지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으나, 세부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정한 요금 규칙의 예외를 내부에 대량으로 허용해 온 구조적 문제가 이번 감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만차 전광판이 사라지고 진정한 이용객 우선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언적 사과를 넘어 제도 개편의 실질적 이행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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