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대적 개편에도
고령층 가입 ‘외면

정부가 주택연금 제도를 전면 개편하며 월 평균 수령액을 133만 8,000원으로 끌어올렸지만, 정작 고령층의 가입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자산의 77.6%가 부동산에 쏠려 있는 현실에서도 주택을 연금으로 전환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낮다. 제도 개편 효과가 실질적인 가입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년 3월부터 달라진 주택연금 조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26년 3월 1일부터 신규 신청자를 대상으로 개편된 주택연금 제도를 시행했다. 핵심은 초기 보증료 인하다. 기존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낮춰 가입 초기 비용 부담을 줄였다.
월 지급액도 인상됐다. 만 72세, 공시가격 4억 원 주택 기준 월 수령액은 기존 129만 7,000원에서 133만 8,000원으로 3.13% 올랐다.
만 55세 조기 가입자의 경우 인상폭이 최대 5.52%에 달한다. 가입 연령은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면 되고, 공시가격 13억 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환급 가능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었고, 질병이나 요양시설 입소 시 실거주 요건도 완화됐다. 공시가격 2억 5,000만 원 미만 저가주택 보유자이면서 기초연금 수급자인 경우엔 일반형보다 최대 20%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우대형 주택연금도 도입됐다.
오는 6월 1일 이후에는 부모 사망 후 자녀가 연금을 이어받을 수 있는 ‘세대이음 주택연금’도 시행될 예정이다.
자산은 풍부한데 현금이 없다…구조적 딜레마

고령층의 자산 구조는 역설적이다. 60세 이상 보유 자산의 77.6%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명목상 자산은 크지만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현금은 부족하다.
주택연금은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제도지만 실제 가입은 저조하다. 핵심 원인 중 하나는 기초연금과의 충돌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을 사실상 대출로 보고 기초수급 소득 기준 산정에서 제외하거나 잔액을 재산에서 공제하지 않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바 있다.
즉, 주택연금을 받을 경우 월 33만 원 수준의 기초연금이 삭감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저소득 고령층이 오히려 가입을 꺼리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제도 개편만으로는 한계…심리적 장벽도 넘어야

전문가들은 수령액 인상이나 보증료 인하 같은 조건 개선만으로는 가입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령층에게 주택은 단순한 자산이 아닌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어 제도 매력도가 올라가도 심리적 진입 장벽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며 “기초연금과의 연계 문제, 세제 혜택 확대 등 복합적인 유인책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가입률 제고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세대이음 주택연금 도입이 자녀 세대의 거부감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여부도 향후 가입 추이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