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단 넉 달 만에 250조 원이 넘는 투자 수익을 올렸다. 올해 예상 연간 보험료 수입인 63조 원의 네 배에 달하는 규모로, 기금 총액은 1,700조 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랠리가 만들어낸 ‘4개월의 기적’
이번 고수익의 핵심 동력은 국내 반도체 주가 급등이다. 2025년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은 82.44%에 달했고, 전체 운용 수익률도 18.82%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기계적 자산 리밸런싱을 유예하며 반도체 관련 주식 비중을 극대화한 결정이 폭발적인 현금흐름 창출로 이어졌다.
수익률 1%포인트가 고갈 시점 15년을 바꾼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연금개혁안을 기준으로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은 2064년이다. 그러나 장기 투자 수익률이 연 5.5%로 오르면 2071년, 7.5%를 꾸준히 유지하면 2100년 이후까지 제도 지속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률 1%포인트 상승이 고갈 시점을 15년가량 연장하는 구조여서, 시장에서는 운용 성과가 연금 재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평가한다.
“적자 진입하면 헐값 매각 불가피”…구조 개혁 없인 한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수익이 구조적 문제를 덮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저출생·고령화로 보험료 수입이 연금 지급액을 밑도는 적자 국면에 진입하면,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보유 자산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며 지금과 같은 20% 안팎의 수익률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출생률·가입자 수·임금 상승률 등 핵심 변수 중 하나만 어긋나도 고갈 시계가 순식간에 앞당겨질 수 있어, 경제 변수에 연동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자동 조정하는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