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정작 이 성과를 나누는 테이블에서는 협상 결렬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현재,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억 단위 성과급, 상한선이 틀어막는다
노조의 요구 구조는 단순히 비율 싸움이 아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되, 현행 ‘연봉의 50%’ 수준으로 알려진 지급 상한선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2025년 평균 보수 약 1억 5,8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제도에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급 최대치는 약 7,900만원 선에서 막혀버린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보상 모델, 즉 ‘영업이익 10% 재원에 상한선 폐지’ 방식을 2025년 삼성전자 연간 확정 영업이익 43조 6,000억원에 대입할 경우, 국내 임직원 약 12만 8,000명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약 3,300만원이 산출된다.
이 재원을 실적을 주도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 약 7만 8,000명에게만 배분하면 1인당 평균 5,500만원까지 치솟는다.
1분기 호황이 흔든 ‘계산의 전제’
문제의 발화점은 2026년의 폭발적 실적이다. 1분기에만 57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증권가는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300조원대로 전망한다.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잡으면 성과급 풀만 45조원에 달하고, 이를 상한선 없이 배분하면 DS 부문 기준 산술적 결괏값은 수억 원대에 진입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측의 우려가 집중된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성과급 재원이 발생할 경우, 미래 반도체 설비 투자와 R&D를 위한 현금흐름이 정면으로 압박받는다는 논리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성과급 지출이 장기 배당 정책 및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법적 해석과 파급 효과, 합의의 좁은 문
사측이 강경 입장을 유지하는 데에는 법적 근거도 있다. 2024년 대법원은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노동법상 ‘임금’이 아닌 ‘성과 인센티브’로 판결했고, 사측은 이를 근거로 성과급 상한 폐지가 파업의 정당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에 맞서 상한선 폐지의 명문화를 요구하며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협상 결과가 현대자동차 등 타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4조원대 산업 손실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