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세 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계된 1,000억 원대 정부 지원 사업이 조직적인 보조금 부정수급의 온상으로 전락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4년 지원기업 1,887곳을 대상으로 2025년 11월부터 5개월간 집중 점검을 벌인 결과, 112개사에서 부정수급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 중 26개사는 사기 및 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즉각 형사고발됐다.
소공인 스마트제조지원 사업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제조업체가 자동화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2020년 30억 원 수준이던 예산은 2026년 980억 원으로 약 30배 이상 급증했지만, 예산 팽창 속도를 감시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구조적으로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이백·이면계약·허위 데이터…’3종 세트’ 부정수급
적발된 수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장비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청구한 뒤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이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여기에 임차만 허용되는 사업 규정을 피해 구매 계약을 임차 계약으로 위장하는 이면계약, 폐업 사업장의 장비가 정상 가동되는 것처럼 허위 운영 데이터를 전송하는 수법까지 더해졌다.

문제의 핵심은 공급기업들이 이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행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소공인들에게 접근해 신청서 작성부터 계약 체결, 정산까지 전 과정을 대신 처리해주겠다며 부정수급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형사고발된 26개사 중 공급기업이 17곳, 소공인이 9곳으로, 공급기업의 주도적 역할이 수치로도 확인된다.
자부담 40%·AI 검증…’무관용 원칙’ 가동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급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자부담 비율을 기존 30%에서 40%로 올리고, 매출액 2억 원 이상이라는 참여 하한선을 새로 설정했다.
지원 방식도 임차 중심에서 구매 중심으로 전환해 중간 단계에서 가격을 부풀릴 여지를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심사 과정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다. 사업계획서 유사도 분석과 동일 인터넷 주소에서의 대리 신청 탐지를 통해 조직적 부정 신청을 원천 방어하는 방식이다. 서류 제출만으로 통과되던 평가 방식은 지원자 직접 촬영 영상과 심층 인터뷰를 거치는 현장 중심으로 강화된다.
부정수급이 확인된 기업에는 혹독한 경제적 대가가 뒤따른다. 기업당 평균 지원 한도인 4,000만 원을 부당 수령했을 경우, 원금 환수에 최대 5배의 제재 부가금이 더해져 총 2억 4,000만 원을 토해내야 한다. 향후 5년간 중기부의 모든 지원 사업 참여도 즉시 제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