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도, 일본도 아니다. 하나은행과 인터파크가 공동 분석한 최신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금융 자산 2억 원 이상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이른바 ‘준자산가’ 50대가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1위는 스위스의 인터라켄(Interlaken)으로 나타났다.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 전반전을 마치고, 이제는 ‘소유’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기 시작한 세대의 선택이다. 이들이 1,500만 원이 훌쩍 넘는 패키지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라켄은 이름 그대로 두 개의 호수, 툰 호수(Thunersee)와 브리엔츠 호수(Brienzersee) 사이에 자리한 도시다. 이곳이 50대 자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은 압도적인 대자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관광 인프라가 한 곳에 공존한다는 점이다.
인터라켄의 상징은 단연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다. 해발 3,454m에 위치한 유럽 최고(最高) 기차역까지 산악 열차를 타고 오르는 경험은 단순 관광을 넘어, 성공한 인생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리기산 케이블카 투어가 더해지면 알프스의 비현실적인 파노라마를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숙박 역시 타협이 없다. 인터라켄 인근 5성급 호텔의 평균 1박 숙박료는 5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객실 창문을 열면 펼쳐지는 아이거(Eiger) 북벽의 장엄한 뷰와 프라이빗 스파 시설은 그 가격표를 정당화하고도 남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과 완벽한 의료 인프라를 갖춘 스위스는 돌발 상황을 극도로 꺼리는 자산가 계층에게 최고의 안식처로 평가받는다.
일반 여행과는 다른 궤도
이들의 여행은 정해진 깃발을 따라가는 단체 관광과는 차원이 다르다. 준자산가 50대가 인터라켄에서 반드시 경험하는 코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알프스 헬기 투어다. 케이블카나 산악 열차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헬기를 대절한다. 인터라켄 상공을 비행하며 융프라우, 묀히(Mönch), 아이거 등 3대 명봉을 눈높이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이 계층이 가장 선호하는 액티비티 중 하나로 꼽힌다.

둘째는 미슐랭 레스토랑 투어다. 스위스의 청정 식재료를 활용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만찬은 필수 일정으로 자리잡았다. 알프스 고산지대에서 즐기는 화이트 와인과 품격 있는 코스 요리는 미식에 눈뜬 50대의 취향을 완벽하게 겨냥한다.
셋째는 프라이빗 가이드 서비스다. 전용 차량과 한국인 전문 가이드가 밀착 수행하는 1대 1 맞춤형 투어를 선호한다. 이동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휴식과 감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이 서비스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인터라켄 그 이후 — 하이엔드 여행의 또 다른 선택지
인터라켄을 이미 경험했거나 비슷한 수준의 고품격 여행을 탐색하는 50대 자산가들은 두 곳을 주로 주목한다.
하나는 몰디브(Maldives)다. 1박에 200만 원을 상회하는 오버워터 빌라(Overwater Villa)에서 즐기는 올 인클루시브 휴양은 사회적 압박에서 오는 피로를 완전히 씻어내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된다. 대자연 속의 절대적 고립감이 이들을 끌어당기는 핵심이다.
다른 하나는 뉴질랜드 사우스아일랜드다. 깨끗한 자연과 액티비티를 동시에 원하는 활동적인 50대들이 선택하는 경로로, 특히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크루즈 투어는 스위스 알프스와는 또 다른 태고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인터라켄 여행은 단순히 돈을 쓰는 행위가 아니다. 융프라우요흐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은 비쌀지 모르지만, 거기서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은 그 어떤 숫자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감동을 건넨다. 인생 전반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화려한 훈장, 50대 자산가들은 바로 그 훈장을 알프스 정상에서 찾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