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은 막혔다”
자영업자 대출에 ‘사활’ 비상등

은행들이 일제히 ‘사장님 대출’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속내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경기 부진 속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의 두 배를 웃돌아, 대출 유치 경쟁이 건전성 리스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3월 18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공식 출범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뱅크샐러드·카카오뱅크 등 5개 대출비교 플랫폼과 13개 은행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18개 은행이 보유한 10억원 이하 운전자금대출이 대환 대상이다. 담보·보증부 대출, 시설자금대출, 부동산임대업 대출, 정책금융상품은 제외된다.
KB국민은행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비대면 갈아타기 고객에게 첫 달 납부 이자 중 최대 1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전용 상품 ‘하나더소호 신용대출’을 신규 출시했고, 우리은행은 선착순 2000명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최대 0.6%포인트 우대금리를 제시하며, 추가 조건 충족 시 최대 1.0%포인트까지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서비스로 1조원 이상의 대출이 더 낮은 금리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용금융 기조 vs 건전성 딜레마

시중은행들이 적극 나선 배경에는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기조가 자리한다. 이재명 정부가 소상공인 이자 부담 경감을 강조하는 가운데, 금감원이 은행 포용금융 종합평가 도입을 예고하면서 은행들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건전성 우려는 현실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인 반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연체율은 0.63%로 두 배 이상 높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전년도 325조6218억원에서 지난해 말 324조4325억원으로 1조1893억원(0.4%)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화답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연체율 우려 등 건전성도 신경써야 하기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온도차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은행, ‘살 길’은 개인사업자뿐
인터넷은행들의 사정은 더욱 절박하다. 가계대출 확대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유일한 여신 성장 통로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분기별 여신 잔액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 1조1000억원에서 3분기 4000억원까지 줄었으나,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힘입어 4분기 1조7000억원으로 반등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공급 비중도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35.7%, 케이뱅크 34.5%, 토스뱅크 48.8%로 현행 목표치(30%)를 모두 초과했으며, 2030년까지 목표치는 35%로 높아질 예정이다.
갈아타기를 통한 중저신용자 유입도 신규 공급에 산입되는 만큼, 이번 서비스는 인뱅들에게 전략적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단기 프로모션 효과와 장기 건전성 관리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구조적 과제를 은행들이 안게 됐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