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천궁-II 초대박 터졌다더니”… 온 나라 열광했는데 ‘황당한 진실’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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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 96% 단독 요격’ 보도
다층 체계서 귀속 특정 불가
검증 불가능한 수치 우려
천궁-II
천궁-II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부 언론과 국회의원은 “천궁-II가 이란 미사일을 96% 요격했다”는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UAE에 배치된 천궁-II 2개 포대가 이란의 미사일·드론 복합 공격을 막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UAE 국방부는 “전체 방공망 요격률 90% 이상”만 발표했을 뿐, 천궁-II 단독 성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불확실한 발언만으로 요격률을 기정사실화한 보도들이 쏟아진 셈이다.

천궁-II는 LIG넥스원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2022년 UAE에 35억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 10개 포대를 수출하며 K-방산의 상징이 됐다.

미사일 1발당 가격이 15억원으로 패트리엇(50~6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 요격률 논란은 방산 무기 성능 발표의 고질적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

전쟁 당사국의 성과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은 패트리엇이 이라크 스커드 미사일을 89% 요격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1년 뒤 의회조사국과 회계감사원의 검증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44발을 요격했다던 주장 중 실제 명중은 0~4발, 즉 0~11%에 불과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누가 격추했나… 특정 불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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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 / 출처 : 뉴스1

UAE의 방공 체계는 미국산 사드와 패트리엇, 한국산 천궁-II, 이스라엘산 애로우와 바라크-8이 동시에 작동하는 다층방어망이다.

이란이 쏜 60여 발의 미사일과 드론이 이 네 가지 시스템 중 “누구에게” 격추됐는지 특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 시스템의 교전통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야 하는데, UAE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천궁-II는 요격 고도 15km 이상의 중거리 체계로, 고고도를 담당하는 사드와 저고도의 바라크-8의 중간 영역을 맡는다.

만약 사드가 1차 요격에 실패한 표적을 천궁-II가 2차로 막았다면, 이 성과를 누구의 몫으로 봐야 할까.

노무라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천궁-II의 신속 납품 능력은 경쟁력”이라면서도 “개별 요격률은 기술적으로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가 47% 폭등… 과열된 K-방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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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 / 출처 : 뉴스1

‘천궁-II 요격률 90% 이상’ 정보는 검증이 불가능한 정보였지만, 일부 언론은 “K-방산 대박 신화”, “글로벌 방산 시장 석권” 같은 표현으로 천궁-II의 성과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LIG넥스원 주가는 2월 말 대비 47% 급등했다.

박창식 전 국방홍보원장은 “전쟁을 산업적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을 절제해야 한다”며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방산을 돈 벌 기회로 취급하는 나라를 외국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란 남부 미나브 초등학교가 폭격당해 학생들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꿈을 품고 공부하던 소녀들의 삶이 참혹하게 막을 내렸다”며 애도했다.

진짜 강점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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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 / 출처 : 뉴스1

천궁-II의 실제 강점은 요격률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수치에 있다.

패트리엇 대비 3분의 1 가격, 4~6년 걸리는 미국산 대비 9~12개월 내 납품 가능한 생산 능력, 그리고 UAE·사우디·이라크 등 중동 3개국에서 총 12조원 규모의 계약 실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이 패트리엇 경쟁 제품을 더 저렴한 값에 제시하며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8일 UAE와의 원유 공급 협의(1800만배럴)를 발표하면서 “원유 수급과 방산을 계속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증되지 않은 요격률을 부풀려 “천궁-II 감동으로 원유 0순위” 같은 서사를 만들기보다, 가격과 납기라는 명확한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참상 위에서 과장된 성과로 환호하는 순간, 방산 강국의 이미지는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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