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탄 한 발 없이 적의 심장부를 갈라치는 전쟁이 시작됐다. 중국이 2026년 4월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리원 국민당 주석 간의 회담을 성사시키며, 2016년 이후 10년 만에 국공회담을 부활시켰다.
군함도, 미사일도 동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회담 하나로 대만 내부의 여론은 반으로 쪼개졌고, 다음 달 열릴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 판세는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다.
10년 만의 국공회담, 겨냥한 건 대만이 아닌 미국
이번 회담의 진짜 타깃은 대만이 아니다. 중국은 5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즉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 문제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이다. 중국은 민진당 정부와의 공식 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을 통해 영향력 확대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회담에서 중국이 내세운 핵심 전제는 ’92공식’과 ‘하나의 중국’ 원칙이었다. ‘대만 독립 반대’를 양안 대화의 불가침 조건으로 고정시키며, 협상 프레임 자체를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했다.
야당 방중 하나로 두 쪽 난 대만 여론
국공회담의 파장은 즉각 대만 내부를 강타했다. 국민당 인사들의 방중 경비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여부를 두고 집권 민진당과 야당 사이의 공방이 거세지면서, 대만 정치권은 안보 우선론과 평화 대화론으로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집권 민진당은 야당의 행보를 명백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국민당은 전쟁을 막기 위한 대화라고 맞서며 국론은 완전히 두 갈래로 찢어졌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중국의 통일전선 전술로 분석한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군사력을 한 푼도 소모하지 않고, 야당 방중이라는 정치적 이슈 하나로 적국의 내부를 반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무기가 미사일이 아닌 상대방의 내부 분열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개입 명분을 지워버리는 ‘평화 프레임’의 함정
중국의 최종 목표는 국공회담의 성과물을 5월 미중 정상회담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이다. 대만 제1야당과의 교류를 근거로 ‘대만 내부에서도 무력 충돌보다 대화와 통합을 원한다’는 프레임을 미국 앞에 들이밀면, 미국의 대만 지원 명분은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와 대만 방위선 구축을 정당화해온 미국의 논리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시진핑은 2027년을 대만 문제 해결의 시한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군사력만으로 섬나라 대만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결국 대만 국민이 스스로 미국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중국의 경제적 번영에 손을 내밀도록 유도하는 정치 공작이 중국의 실질적 대만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포탄이 터지지 않을 뿐,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외교전은 이미 상대의 정치 제도 자체를 침식하는 회색지대 전쟁으로 깊숙이 접어들었다. 5월 담판이 다가올수록, 중국이 여론전에서 쌓아 올린 성과물이 협상 판도를 얼마나 바꿔놓을지가 인도·태평양 안보 구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