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넘어와도 쏘지마” … 김정은 ‘두 국가론’ 이후 침범 폭증, 국경화 작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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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6회 MDL 침범에도
경고사격 10회만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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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북한군이 올해 들어 군사분계선(MDL)을 16차례나 침범했지만 한국군의 경고사격은 10회에 그쳤다.

특히 11월 한 달간 10회 침범 중 6회만 사격했고 4회는 경고방송만 실시했다. 최전방 감시초소(GP) 병사들은 새로 하달된 ‘상황평가 우선’ 지침으로 즉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MDL 기준선 60% 불일치, 지침 변경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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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군사지도상 MDL과 유엔군사령부(UNC) 기준선의 불일치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설치된 1292개 표지판 중 현재 200여 개만 남아있어 표지판이 없는 구간의 기준선이 지역마다 수십 미터씩 차이가 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월 전방 부대에 ‘두 기준선이 다를 경우 남쪽 선을 적용하라’는 지침을 전파했다. 불일치 지점이 전체의 60%에 달하면서 실질적으로 MDL이 남하한 셈이다.

지난해 6월 강원 화천에서 한국군이 북한군의 MDL 침범으로 판단해 경고사격을 했지만 사후 확인 결과 유엔사 표지판은 더 남쪽에 있었다.

북한군은 침범하지 않았고 한국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후 군은 정전협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더욱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GP 현장의 딜레마, ‘사격 전 평가’ 원칙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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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최근 “MDL 침범 시 경고사격 전 상황평가를 철저히 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군의 의도성, 작업 성격, 무장 상태 등을 먼저 평가하라는 내용이다.

통상 DMZ 작전수행 절차는 경고방송→경고사격(공중 또는 지정 표적)→조준사격 순으로 진행되며, 북한군이 MDL을 넘으면 10~20미터 이내에서 즉시 경고사격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새 지침으로 GP 병사들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해도 상급부대 보고와 지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전방 지휘관은 “북한군 5~10명이 무장 상태로 넘어와도 방송만 하고 평가 우선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지뢰 매설 포착 사례에서도 즉각 사격 대신 평가를 거쳐야 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북한의 ‘국경화’ 전략과 침범 패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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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북한군의 MDL 침범은 단순 실수가 아니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DMZ 국경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침범 빈도가 급증했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는 6회에 그쳤으나 11월 한 달간 10회로 폭증했다. 강원 고성 지역이 6회로 가장 많았고 경기 연천 3회, 강원 화천 1회 순이었다.

북한은 수풀 제거, 철책 보수, 지뢰 설치 등을 명분으로 의도적으로 MDL을 넘나들며 한국군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군은 작업 중 발생했다는 핑계로 “인식 차이”를 주장하며 퇴거를 거부하기도 했다.

군은 북한군이 MDL 이남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동향도 여러 차례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앞둔 시점, 작전 주도권 확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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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지난 11월 17일 북한에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합참은 내년 유엔사와 협의를 통해 기준선 불일치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지만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60% 구간의 기준선을 재조정하려면 현장 실측과 남북·유엔사 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방 GP의 경고사격 건수는 최근 2년간 13회에 불과한 반면 경고방송은 2400회 이상 반복됐다. 이는 북한에 ‘착한 도발은 허용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무장 월선과 지뢰 매설은 명백한 위협”이라며 대응 강화를 시사했지만 ‘평가 우선’ 원칙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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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MDL 침범 / 출처 : 연합뉴스

전작권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MDL 작전 주도권 확보는 더욱 중요해졌다. MDL 표지판 복원과 기준선 명확화, 침범 즉시 사격 원칙 재정립, GP 전력 증강이 시급하다.

현장 지휘관들은 “기준 불일치는 해소해야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명확한 교전수칙과 현장 판단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휴전선 최전방 GP에서 “북한 넘어와도 사격 금지”라는 명령이 내려앉은 현실은 한반도 안보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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