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살상무기 수출 전면 허용
전쟁 중 국가도 수출 가능
中 “군국주의 야심” 강력 반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 년간 견지해온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사실상 폐기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25일 안보조사회를 열고 전투기 등 살상무기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승인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전쟁 중인 국가에 대해서도 ‘안보상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무기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점이다.
헌법 9조 평화주의에 근거해 무기수출을 전면 금지해온 일본은 2014년 아베 신조 정권 때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도입하며 구난·수송·경계 등 5가지 방어용 용도에만 제한적 수출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공격무기까지 수출 범위가 확대되면서 일본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자민당은 3월 초 정부에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법 개정 없이 행정 지침 개정만으로 즉시 시행이 가능하다. 중국 외교부는 “재군사화를 모색하는 야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무기수출 3원칙의 실질적 해체

이번 규제 완화의 핵심은 살상능력 기준의 이원화 체계다. 자민당은 방위장비를 ‘무기’와 ‘비무기’로 구분해 살상능력이 있는 무기는 일본과 ‘방위장비품·기술이전 협정’을 맺은 17개국으로 수출 대상을 한정했다.
반면 방탄조끼 등 비무기는 수출국 제한 없이 전면 개방한다. 특히 미사일 같은 고위력 무기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수출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주목할 점은 영국·이탈리아와 공동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GCAP) 외에도 모든 공동개발 무기의 제3국 수출을 허용한 것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안보조사회장은 “안보의 기본으로 방위산업을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며 침체한 자국 방위산업 활성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일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대만 유사시 무기수출의 지정학적 의미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전쟁 중인 국가에 대한 예외 조항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비상 상황 발생 시 대만도 무기수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일본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다층방위 전략에서 실질적 무기 공급국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중국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침략 역사가 있는 일본의 군사·안보 동향은 아시아 이웃 국가들의 지속적 주목 대상”이라며 “일부 관료의 핵 보유 주장, 비핵 3원칙 수정 모색과 함께 전후 국제질서를 넘어서려는 야심”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새로운 군국주의적 망동을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반도 안보환경의 새로운 변수

일본의 무기수출 전면화는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일본의 방산 수출 확대가 역내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일본이 대만에 무기를 공급할 경우 한반도는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서 더욱 복잡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또한 일본유신회가 지난해 10월 연정 합의 시 올해 상반기 중 무기수출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다카이치 정권은 2월 25일 특별국회 기간 내 절차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 개정 없이 행정 지침만으로 시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 전환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방산 정책 변화를 넘어 전후 동아시아 안보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다. 평화헌법의 상징이던 무기수출 금지 원칙이 사라지면서, 역내 군비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독자적 방위력 증강 사이에서 균형 잡힌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