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수출, 이 타이밍 놓치면”… 전례 없는 결정 내렸다, 업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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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9대 사장에 김종출 취임
기술자 아닌 방산 정책 전문가
KF-21 수출 성패가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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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장기간의 경영 공백을 끝내고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 제작 현장이 아닌 정부 정책 부처 출신을 최고경영자로 앉힌 것이다.

19일 취임한 김종출 9대 사장은 공군 20년, 방위사업청과 국무조정실을 거친 37년 경력의 ‘방산 정책 전문가’다. 기술자나 경영인이 아닌 정책·획득 전문가가 KAI를 이끌게 된 배경에는 현재 KAI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 숨어 있다.

KAI는 최근 수주 부진과 납기 지연, 대표이사 공백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태였다. 김 사장이 취임사에서 “비상경영에 준하는 대응”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KAI가 선택한 돌파구는 명확하다. 기술 개발이나 생산 효율이 아닌, ‘방산수출 확대’라는 단일 목표로의 총력전이다.

김 사장은 국무조정실 재직 시절 국방 분야 최초 방산수출 전담 조직 신설을 주도했고, KT-1과 T-50 사업의 비용분석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정부 방산수출 정책의 설계자가 이제 최대 수출 플랫폼을 보유한 제작사의 수장이 된 셈이다.

정책 설계자에서 실행 책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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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출 KAI 신임 사장 / 출처 : KAI

김종출 사장의 강점은 정부 방산 정책의 내부 구조를 꿰뚫고 있다는 점이다.

방위사업청 전략기획단과 기획조정관을 거치며 예산 배분과 사업 구조를 총괄한 경험은 대형 항공우주 사업의 수주와 계약 협상에서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그가 강조한 ‘팀 코리아’ 전략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방산수출 컨소시엄 기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우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우주항공산업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사장이 제시한 전략 중 ‘AI 기반 소프트웨어, 우주사업 등 미래 사업 확대’가 포함돼 있지만, 정작 그의 경력은 정책과 획득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정책 설계는 잘해도 기술 혁신과 민수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KF-21 보라매, 수출 성패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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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연합뉴스

김 사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KF-21 보라매 양산기 제작 현장이다.

KF-21은 KAI의 미래 수출 전략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이자,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다. 현재 KF-21은 양산 초기 단계로,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완성도 검증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김 사장은 방산수출을 “가장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며 고정익·회전익 항공기, 무인기, 위성까지 포트폴리오 전체를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납기 관리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강조한 점은 최근 KAI가 겪은 납기 지연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한 지금을 “다시 오기 어려운 골든타임”으로 본 그의 판단이 적중할지 주목된다.

민수·우주 확장, 전문성 공백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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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 출처 : 연합뉴스

김 사장이 제시한 또 다른 축은 방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민수와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항공기 MRO(정비·수리·운영) 역량 강화, AI·항공전자·유무인 복합체계, 우주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분야는 정책 경험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렵다. 기술 혁신과 민간 시장 감각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와의 상생 생태계 구축도 과제다. 김 사장은 기술 보호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언급했지만, 이는 정부 정책이 아닌 제작사 CEO로서 직접 실행해야 할 과제다.

정책 설계자에서 실행 책임자로 역할이 바뀐 만큼, 조직 내부의 실행력과 기술 전문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관건이다.

KAI의 재도약 여부는 결국 김종출 사장이 정책 전문성을 실제 수출 성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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