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에서 위성을 잃는다는 것은 군대의 눈과 귀를 동시에 잃는 것과 같다.
러시아와 중국이 위성 요격(ASAT)과 전파방해(재밍) 능력을 집중 키워온 가운데, 나토(NATO)가 마침내 ‘우주판 탄약고’ 구축에 나섰다.
나토는 2024년 10월 ‘스타리프트(STARLIFT)’ 계획을 출범시켰다. 전쟁 중 군용·상업 위성이 파괴될 경우, 협력국의 발사 인프라를 동원해 대체 위성을 신속히 궤도에 올려 전장 네트워크를 즉각 복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약 15개국이 이미 참여 중이다.
2026년 5월, 나토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에 공식 참여를 제안했다. 표면은 우주 산업 협력이지만, 실질은 신냉전의 가장 높은 전선인 우주 패권 경쟁에 합류하라는 요청이다.
왜 한국인가…누리호가 열어준 문
나토가 한국을 지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으로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입증했고,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 개발 중인 민간 발사장이라는 실질적 인프라까지 보유하고 있다.
나토 입장에서 유럽의 발사장이 공격받더라도 지구 반대편 한국이 ‘안전한 백업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에도 상호 이익이 존재한다. 북한 위협으로 정찰위성이 손상될 경우 나토 발사망을 통해 신속히 복구할 수 있으며, K9 자주포·전투기를 넘어 발사체와 위성 부품 기술이 나토의 거대한 안보 조달 시장으로 진입하는 경로가 열린다.
‘우주의 사드’…중국 보복 시나리오
그러나 역사는 냉정한 교훈을 남겼다. 2016년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은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관광·화장품·영화 수출을 50~70% 급감시켰고, 한국은 약 100억 달러의 직·간접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2025년 기준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약 24%에 달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스타리프트 합류를 사실상의 나토 군사 동맹 편입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스타리프트가 상업용 위성도 전시 복구 대상으로 삼고 있어, 국내 민간 발사장조차 적국의 시각에서는 ‘나토의 전시 우주 탄약고’로 규정될 수 있다.
일본은 긍정 검토…한국의 선택은
같은 제안을 받은 일본은 2026년 5월 현재 긍정적 검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위성 백업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언제든 정책을 전환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스타리프트 참여는 K-우주 산업의 도약대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경제 보복과 북한의 선제 타격 위험이라는 이중 안보 청구서를 동반한다. 한국이 이 선택에서 어떤 셈법을 꺼내드느냐는 단순한 우주 산업 협력을 넘어, 신냉전 구도 속 한국의 지정학적 좌표를 결정짓는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