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한 불량배” .. 북한, 미국을 규탄하면서 트럼프는 건드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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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향해 “불량배” 독설
정작 트럼프는 건들지 않았다
북한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불량배적 행태”로 강력 규탄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 않았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사태 때와 같은 패턴이다. 강도 높은 비난 속에서도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전략적 신중함이 엿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1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 이스파한 등 이란 5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을 전개한 데 대한 반응이다.

미 항모전단 2개가 투입된 대규모 연합 공습으로, 이란의 미사일 산업과 군사시설이 집중 타격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격을 높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을 택하면서도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이후, 북한은 미국 정책은 비난하되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그 원칙이 유지됐다.

동북아 안보 불안 확산 경고

북한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현 이란사태와 무관한 지역에 정치경제적으로, 지정학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동북아 정세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동에서의 미국 군사 개입이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 공습을 위해 중동에 항모전단 2개와 대규모 전투기를 전개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데 투입될 수 있는 전력이 중동으로 분산됐음을 의미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글로벌 안보 불안정이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경계해야 하는 이중적 상황이다.

이란-북한 연대 속 전략적 계산

북한이 이란을 옹호하는 것은 두 나라가 오랜 기간 반미 연대를 유지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란은 2025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뒤 핵개발을 공개 천명했고, 미국과의 협상은 지난달 26일까지 스위스와 오만에서 세 차례 진행됐지만 결렬됐다. 북한 역시 핵 보유국으로서 이란의 핵개발 권리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패권적, 불량배적 속성”을 비난하면서도 구체적인 군사적 지원이나 물리적 연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수사적 지지에 그친 것이다.

이는 북한이 이란과의 이념적 연대를 과시하되, 실질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행동은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경 발언 속에서도 트럼프를 직접 비난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 외교 채널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고, 북한 역시 이를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했다.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 작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반미 수사를 강화하면서도 실리적 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 공습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열릴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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