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기가 ‘0대’로”… 北에서 터진 ‘이례적 사태’, 어디 숨겼나 봤더니 ‘섬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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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대회 열병식
ICBM·전차 등 무기 전무
13차례 중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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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 /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밤 노동당 9차 대회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지만, 정작 핵심 무기체계는 한 점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은 물론 탱크, 장갑차, 방사포 등 재래식 장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50개 도보종대 약 15,000명의 병력만이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에 따르면 2015년 10월 이후 북한이 진행한 13차례 열병식 중 장비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5년 전인 2021년 1월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는 미사일 등 20종 172대가 등장했고,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서도 화성-17형, 자폭 드론 발사대 등 12종 60여 대의 장비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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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 / 출처 :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나라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 행위에도 즉시 처절한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했지만, 정작 그 ‘보복 수단’은 보여주지 않았다.

이례적인 선택 뒤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월 말~4월 초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내부 결속은 다지는 이중 메시지를 구사한 것이다.

병력 과시로 전환한 전략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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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 /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이 무기 대신 병력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 열병식에는 각 군종과 병종을 비롯해 탱크 장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화력습격사단 등 50개 도보종대가 참가했다.

주목할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던 ‘해외작전부대종대’와 ‘해외공병련대종대’도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군사분계선 인근 전방부대를 뜻하는 ‘남부국경전선 군단종대’도 행렬에 합류했다.

신종우 KODEF 사무총장은 “1개 종대가 300여 명으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열병식 참가 병력은 약 15,000명”이라고 추정하며, “기본적으로 고도화한 대량의 재래식 무기로 한국을 압도하고, 전략핵무기로 미국 본토 및 전략자산을 타격한다는 구상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병력 중심 열병식은 ‘사람이 곧 무기’라는 북한식 메시지를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부담은 최소화하는 계산된 선택이다.

감춰진 5개년 첨단무기 계획의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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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 / 출처 : 연합뉴스

무기를 숨긴 것이 군사력 약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 향후 5개년 동안 군사기술력을 세계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했다.

핵심은 AI, 레이저, 위성 공격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군사적 접목을 통한 비대칭 전력 강화다.

구체적으로는 지상·수중발사형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형상기억 기술을 활용한 AI 탑재 공격 무인기, 600mm·240mm 방사포, 대위성 공격 특수자산, 레이저 무기, 전자전 무기 등이 포함됐다.

이는 한국의 재래식 우위에 대응하면서도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핵전력과의 결합을 노린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의 구체화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리대사는 “무기 달력 배포와 같은 대내 선전물을 통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를 주민들에게 반복 주입하고 있다”며 “무장 이미지는 대외 메시지인 동시에 내부 결속 강화 도구”라고 평가했다.

북미 대화 전 보내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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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대회기념 열병식 / 출처 :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딸 주애와 함께 주석단에 올라 열병식을 참관했다. 그의 연설은 강경했지만, 무기 공개를 자제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2024년부터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DMZ 내 지뢰 매설과 철책선 설치를 지속해왔지만, 미국과의 협상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기 없는 열병식은 북한의 이원적 전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대내적으로는 병력과 결속을 과시하며 체제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여지를 남긴 것이다.

향후 3~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재개될지, 아니면 북한이 다시 전략자산 공개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결국 이번 열병식은 북한이 ‘보여주지 않는 것’을 통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계산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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