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 개정 예고
‘평화통일·민족’ 표현 삭제 시
분단 78년 만에 통일 포기

북한이 오는 22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소집하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문화할지 여부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은 17일 공시를 통해 회의 안건으로 ‘사회주의헌법 수정보충 문제’를 예고했지만, 구체적 개정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현행 헌법의 ‘평화통일’과 ‘민족’ 등의 표현을 삭제하고 남한을 법적으로 ‘적대 국가’로 규정할 경우, 분단 78년 만에 통일 포기를 법제화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전략적 모호성인가 내부 갈등인가

북한이 헌법 개정을 예고했지만, 구체적 내용 공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달 당대회에서도 남북관계 관련 당규약 개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현행 헌법 서문과 9조에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북반부에서 인민정권을 강화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 등의 표현이 포함돼 있다. 이는 김정은이 천명한 ‘적대적 두 국가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헌법 개정을 단행하더라도 구체 조문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대외적으로는 ‘두 국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통일 명분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헌법 개정 자체를 이번 회의에서 유보하는 것이다. 당규약 개정도 공개하지 않은 북한이 헌법까지 전면 개편할 경우, 국제사회의 반발과 내부 동요를 우려할 수 있다.
김정은의 ‘추가 메시지’ 가능성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 등을 통해 추가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지도 관심사다. 국무위원장 재추대가 확실시되는 만큼, 취임 연설 형식으로 대미·대남 정책 기조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5일 대의원 선거 투표 현장에서 김정은이 중요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지만, 구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22일 회의에서 그 연장선상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회의 안건에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 2025년 예산집행 결산과 2026년 국가예산도 포함됐다. 경제 정책 관련 발언에서 대외 관계 개선 의지나 제재 극복 방안 등이 언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각 총리, 국무위원회 위원 등 국가직 인사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대남·대미 라인의 인적 구성 변화가 정책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2일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의 대남 정책과 권력 구조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다. 헌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남북관계는 법적으로 ‘두 국가’ 체제로 고착화되며, 70% 교체된 대의원 구성은 김정은 1인 체제의 공고화를 뒷받침한다.
다만 헌법 개정 내용 공개 여부와 김정은의 시정연설에서 나올 대외 메시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지, 아니면 명확한 ‘단절 선언’을 할지는 이목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