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외교 레버리지로 삼아 중국의 이란 무기 지원 중단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외교 발언이 아니라, 중국의 에너지 안보 급소를 겨냥한 전략적 압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은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개방하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며 “나는 중국을 위해, 또 전 세계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 세계 해상 석유 운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구조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불과 하루 전인 4월 14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공개 비난과 물밑 합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적 외교 행태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MANPADS·50% 관세…미국의 구체적 압박 수단
미 정보당국은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공급할 가능성을 제기했고, 트럼프는 “적발 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실질적인 제재 카드를 꺼냈다. MANPADS는 항공기 및 헬리콥터를 저고도에서 위협할 수 있는 무기로, 중동 분쟁 지역에서의 전술적 가치가 높아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무기 체계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언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역시 시진핑에게 서한을 보냈고, 시진핑이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답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란 핵 협상 교착…파키스탄만이 유일한 중재 창구
미국과 이란은 4월 8일부터 2주간 휴전에 합의했으나, 4월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후속 협상에서는 핵 문제를 둘러싸고 합의에 실패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관련 모든 활동 금지를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있어, 협상의 핵심 난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이란과의 중재 창구는 파키스탄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한때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꾀했던 중국의 입지가 사실상 축소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거의 끝난 것 같다, 종식 단계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히면서도 “완전히 끝낸 게 아니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5월 14~15일 베이징 방문을 앞둔 트럼프가 미중 협력의 성과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도 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매개로 한 미중 간 무기 지원 차단 거래, 핵 레드라인을 둘러싼 이란과의 교착, 그리고 5월 베이징 정상회담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중동 정세는 한층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외교적 공방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