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다 부었는데 “아직도 끝이 아니다”… 은퇴 실패한 중장년층의 ‘한숨’

퇴직 후에도 ‘N잡’ 뛰며 생계 유지
노후는커녕 생계 유지도 막막한 5060
중장년층
사진 = 연합뉴스

“60세가 지나면 편히 쉬면서 살 줄 알았죠.”

30년 넘게 일하며 모은 퇴직금을 노후 대비로 착실히 마련했다고 생각했던 50대 후반의 김모 씨. 하지만 정작 은퇴 후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독립하지 못한 자녀의 생활비와 부모님의 병원비를 감당하다 보니,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김 씨처럼 은퇴 후에도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5060세대가 늘고 있다. 자녀의 경제적 독립이 늦어지면서 부모 세대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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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에 따르면, 25~34세 청년 중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 비율은 2020년 기준 66.0%에 달한다.

과거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함께 거주하던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자녀가 경제적 이유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일반화된 것이다.

특히 수도권 거주 청년들의 캥거루족 비율은 69.4%로, 비수도권(61.7%)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높은 집값과 취업난이 자립을 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후 준비는커녕 ‘N잡’ 뛰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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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처럼 자녀 부양 부담이 가중되면서, 중장년층은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계속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1960년대생 98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비율이 15%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용돈 지출액은 164만 원으로, 사실상 노후 준비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태다.

그 결과 정년퇴직 이후에도 70%가 소득을 위해 계속 일하고 있으며, 90% 이상은 건강이 허락되는 한 노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직업 안정성은 크게 떨어졌다.

조사 결과, 퇴직 경험자의 54%가 재취업하거나 창업을 했지만, 대부분 낮아진 임금으로 인해 2~3개의 일을 병행하는 ‘N잡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끝없는 경제적 부담…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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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5060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을 촉진하고,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청년들이 적절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크고, 기업들은 검증된 경력직을 선호해 신입 채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청년들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부모 세대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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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5060세대가 퇴직 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제와 탄력 근로제 도입이 확대돼야 한다.

한국은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 중심의 고용 구조가 강해, 중장년층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환경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경력직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년층의 경제적 불안을 막기 위해선 이제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이 노후 빈곤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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