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5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325만5천160명. 지난해 같은 기간(224만1천592명)보다 무려 45.2%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박물관을 루브르, 바티칸과 함께 ‘관람객 수 기준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공식 분류한다.
그런데 바로 그 성장의 이면에서, 방문객들이 체감할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박물관 측이 최근 주차요금 산정 방식과 금액을 조정하는 내용의 ‘국립중앙박물관 주차장 관리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것이다.
9개월 만의 재조정…무엇이 바뀌나
개정안의 핵심은 기본요금 단위 변경과 일일 최대요금 대폭 인상이다. 15인승 이하 승용차의 경우, 기본요금이 ’30분에 900원’에서 ’60분에 1천원’으로 바뀐다. 2시간 주차 시 부담은 기존 3천600원에서 4천원으로 약 11% 오른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일일 최대요금이다. 승용차는 1만8천원에서 3만원으로, 버스는 3만6천원에서 6만원으로 각각 약 66.7% 오른다. 버스 추가 요금도 10분당 600원에서 1천원으로 뛰어, 장시간 주차 이용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박물관이 주차요금에 손을 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2005년 용산 이전 개관 이후 20년간 동결됐던 요금을 처음으로 인상했다. 그 첫 인상으로부터 불과 9개월 만에 다시 개정안이 나온 셈이다. 박물관 측은 “주차요금 산정 방식과 요금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폭증하는 인파, 한계에 달한 900대 주차장
주차요금 조정의 배경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관람객 증가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형·업무용·대형 주차장을 합친 총 수용 대수는 약 900대. 그러나 겨울방학과 설 연휴가 겹쳤던 1~2월, 노동절·어린이날이 포함된 5월에는 월 관람객이 70만명을 넘어섰고, 주말과 휴일에는 입차 자체에 상당한 대기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박물관의 설명이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간 관람객 수는 작년(650만7천483명)에 이어 2년 연속 600만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일 최대요금을 대폭 올린 것은 단순 인상이라기보다 장시간 주차를 억제해 회전율을 높이려는 가격 신호로 풀이된다.
공공성 논란…체험학습 버스에도 부담 전가

그러나 인상 폭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버스 주차 일일 최대요금이 6만원까지 오르는 것은, 학교 현장체험학습이나 지방 단체 관람객에게 직접적인 비용 압박이 된다. 교육부가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를 공식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그 핵심 방문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요금 인상이 교육 비용 부담을 키우는 구조적 모순을 낳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중교통 접근이 어려운 지방 거주자나 고령 관람객에게도 사실상 차량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차요금 인상이 문화 접근권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 문화시설이 이용자에게 얼마나 부담을 전가해야 하느냐”는 공공성 논쟁은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행정예고 기간은 이달 25일까지다. 그사이 개인·단체·전문가 등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박물관은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규정을 최종 개정할 방침이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급부상한 국립중앙박물관이 폭증하는 방문 수요를 어떻게 관리하고,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