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돈이 사라졌어요”… 노후 자금 노리는 신종 사기에 노년층들 ‘속수무책’

가상자산 투자 사기에 노출된 노년층
디지털 금융 취약층 노린 신종 사기
예방책은?
노후 자금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출처 = 연합뉴스

“어머니, 여기 지문 찍어보세요”

퇴직 후 어렵게 모아둔 노후 자금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A 씨(68). 몇 달 전, 그는 지인의 소개로 한 투자 설명회에 참석했다.

강연자는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가상자산 투자 앱을 권유했다. 믿음이 갔던 이유는 그들의 태도였다.

A 씨를 “어머니”라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왔고, 직접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투자 앱을 설치해 주었다. “지금 가입하면 보너스 코인을 지급한다”는 말에 혹한 A 씨는 전 재산을 투자했다.

그러나 며칠 후, 앱은 먹통이 됐고, 돈을 찾을 방법은 없었다. 그제야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A 씨는 절망감에 빠졌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잡아도 돈을 돌려받기는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노후 자금 노리는 ‘디지털 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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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대상 디지털 사기 / 출처 = 연합뉴스

A 씨 같은 피해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해 8월,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 다단계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노년층과 퇴직자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사이버 사기 피해자는 2019년 2796명에서 2023년 1만1435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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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대상 디지털 사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같은 기간, 61세 이상 사기 범죄 피해자의 비율도 11%에서 15.2%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이 신종 금융 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로 ‘디지털 문맹’을 꼽는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역량은 평균의 30.2% 수준에 불과했다.

한 수사 관계자는 “젊은 층은 사기 수법을 쉽게 간파하지만, 노년층 피해자들은 뒤늦게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사기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처벌 강화 목소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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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대상 디지털 사기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금융 범죄 전문가는 “사기로 얻는 이익이 처벌보다 크다면 범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가상자산 관련 사기의 양형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학 교수는 “과거 다단계 사기범들이 이제는 가상자산을 이용해 피해자를 속이고 있다”며 “가상자산 투자 사기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불법 다단계 수사를 확대하고 시민 제보를 통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업체까지 추적할 방침이다.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가상자산을 빙자한 다단계 사기로부터 50~70대 은퇴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강경 대응하겠다”며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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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거 노정권 대통령이 해쳐먹으니 장관도 차관도 동네이장도 ᆢ 개판이지 ᆢ 왜 사형 안하는지는 공무원어디에 사고있는지 보면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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