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같은 세금 110조가 사라졌다” … 끝까지 파헤쳐 누군지 봤더니 ‘이럴 수가’

세금 체납 110조 돌파 현실
생계형은 지원, 악의적은 강제징수
체납관리단 내년 3월 공식 출범

세금 체납액이 110조원을 넘어서면서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모든 체납자를 집집마다 직접 찾아가는 대규모 조사에 나선다.

생계형 체납자는 복지와 연계해 재기를 돕고, 악의적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이들은 압류와 공매를 통해 끝까지 추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고소득 전문직 정조준

경기도는 지난 4~6월 연봉 1억원 이상인 의료·법조·금융·언론계 종사자와 대기업·공공기관 임직원 603명을 대상으로 고액 체납 실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총 47억원의 체납액 가운데 9억3000만원을 징수했으며, 자진 납부를 거부한 일부에게는 급여 16억5000만원이 압류됐다.

연소득 4억원 이상인 치과 원장 A 씨는 3500만원의 지방소득세를 수년간 체납했으나, 의료수가와 의료기기 압류가 예고되자 결국 전액을 납부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B 씨 역시 7000만원 상당의 취득세 체납으로 급여 압류 통보를 받고 자진 납부에 나섰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급여 계좌 추적과 강제 집행을 병행할 계획이다.

국세청, 맞춤형 체납관리단 출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세청도 고삐를 죄고 있다. 국세청은 9월 4일, 내년 3월부터 ‘국세 체납관리단’을 공식 출범시켜 모든 체납자의 집을 직접 방문한다고 밝혔다.

관리단은 3년간 133만 명을 대상으로 최소 한 차례 이상 경제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7월 취임 직후 “누적 체납액이 이미 110조원을 넘어섰다”며 맞춤형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체납 유형별 차등 대응

국세청은 재산과 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 ‘생계형 체납자’로 분류해 복지 제도와 연계한 지원을 제공한다. 일시적 납부 곤란자는 분납 기회를 주되, 강제징수는 유예한다.

그러나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 의지가 없는 ‘악의적 체납자’는 가택 수색, 압류, 공매 등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추징한다.

체납관리단은 기간제 상담원·실태 확인원과 이들을 지원하는 공무원으로 구성되며, 경력단절여성·청년·퇴직 공무원까지 폭넓게 채용을 검토 중이다. 내년 예산은 125억 원이 배정됐다.

안덕수 징세법무국장은 “체납관리단은 단순히 세금을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납자의 상황을 분석해 맞춤 대응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