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 명 우르르 은퇴 “오히려 안 좋아졌다”… 예상 밖 결과에 ‘어쩌나’

한국 베이비부머 1649만 명, 본격 은퇴 돌입
소비 대신 저축… 경제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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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제는 돈을 쓸 줄 알았는데…”

1649만 명에 달하는 한국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에 접어들었지만,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부를 점진적으로 소비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세계적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저축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은퇴 후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소비하지 않는 것이 2020~2030년대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축 늘리고 소비 줄이는 베이비부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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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세대는 전후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자산을 축적해 온 ‘운이 좋은 세대’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은 은퇴 후에도 예상보다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저축률은 2019년 26%에서 2023년 29%로 증가했다. 독일에서도 2017년 17%였던 은퇴자 저축률이 2022년 22%로 늘었다.

일본과 이탈리아 역시 노년층이 소득보다 적은 금액을 소비하며 자산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경제 이론과 어긋난다.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생애주기 가설’에 따르면 노년층은 은퇴 후 축적한 부를 소비하며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는 오히려 부를 유지하거나 늘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부의 축적 퍼즐(wealth decumulation puzzl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노후 불안에 재취업까지… “은퇴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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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이유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생활이 길어졌고, 의료비와 장기 요양비 부담이 커지면서 노년층은 자산을 쉽게 소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은퇴 후 재정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라 확신하는 비율이 2000년대 중반 40%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30%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다시 노동 시장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고물가로 인해 베이비부머들이 연금만으로 생활할 수 없게 됐다”며 “많은 은퇴자가 재취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677만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3.5%를 차지하며, 50대 취업자 수를 넘어섰다.

고령사회 가속화… 경제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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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이비부머는 164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1.7%를 차지한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사회·경제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45년이 되면 이들 중 상당수가 71~90세가 되지만, 여전히 인구의 26.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7.3%에 달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을 추월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들의 저축 증가와 재취업 현상이 소비 침체와 노동 시장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류는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베이비부머 은퇴로 인해 2024~2034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저축 행태 변화가 향후 한국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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