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만 내면 ‘이것’까지 몽땅 알려드려요”… 8년째 방치하더니 결국 ‘터질 게 터졌다’

SNS서 항공편 정보 단돈 1천 원
8년간 방치된 공항 혼란 재점화
과잉 경호·고의 방해… 관리 사각지대 드러나

유명 연예인의 항공편 정보가 SNS를 통해 단돈 1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공항에서 자리를 맡아두고, 출국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몰려든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런 혼란이 2017년부터 반복 지적됐지만, 공항 당국이 사실상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복되는 공항 혼란, 과잉 경호까지

지난해 7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배우 변우석의 출국 당시 사설 경호업체의 과잉 대응이 논란이 됐다. 경호원들이 일반 출입 게이트를 막고, 항공권을 확인하며 공항 운영에 지장을 준 것이다.

경호원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벗어나 공항 이용객들에게 손전등을 비추고, 일반 승객들까지 게이트 출입을 막는 등 사실상 공항을 사유화했다.

이 장면은 SNS에 실시간으로 퍼졌고, 결국 해당 경호원과 업체는 법원에서 경호업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공항을 팬미팅 장소처럼 만든 것은 부적절하다”며 연예인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항 측 대책, ‘있으나 마나’ 비판

공항 측은 유명인의 출국 시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이용계획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 동선과 시간, 경호 계획 등을 미리 공항에 전달하면 대응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제출률은 낮고, 제출된 계획서도 대부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김포공항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연예인 출국 9건 중 4건만 계획서가 제출됐다. 인천공항도 566건 중 약 79%가 동선을 파악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공항 측은 한때 전용 출입문 도입도 검토했지만, 특혜 논란으로 철회하고 사전신고와 현장 대응 중심의 대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8년 전에도 지적했지만… 문제는 여전

연예인 출국 관련 혼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에도 항공편 정보가 3만 원에 거래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현재는 천 원까지 가격이 내려가며 더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제는 일반 승객의 불편까지 유발되고 있다”며 “공항공사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공항공사 측은 “개인의 소지품이나 행동에 대해 공사가 직접 조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법적 검토를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항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시설이다. 공항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항 측의 책임 있는 관리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