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일주일 앞둔 아르바이트생을 갑자기 ‘횡령범’으로 몰아 밀린 월급을 포기하게 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음료 3잔 고소’ 논란까지 잇달아 터지며 청주 지역 알바 갑질 문제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주 6일, 11시간 혼자 지킨 매장…퇴사하자 돌변한 사장
충북 청주시의 한 식당에서 2024년 12월부터 약 1년간 근무한 제보자 A 씨는 계산과 매장 관리를 전담해왔다. 사장이 다른 매장까지 함께 운영하면서 A 씨는 주 6일, 하루 최대 11시간씩 사실상 혼자 매장을 지켰다.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퇴사를 결정한 A 씨는 이후 월급 지급이 계속 미뤄지자 급여를 요구했다. 그러자 사장은 갑자기 “포스기에 300만~400만 원이 빈다”며 횡령 의혹을 꺼내 들었다.
A 씨는 매장 비품을 사비로 먼저 결제한 뒤 포스에서 금액을 빼 정산한 것이라며 영수증을 제출했지만 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CCTV 영상을 들이밀며 “업무상 횡령이다. 감방 갈 수도 있다.
법정 가볼까”라고 압박했다. 결국 눈물을 보인 A 씨에게 사장은 “순순히 인정하면 끝내주겠다. 월급은 이걸로 퉁치자”며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고, A 씨는 강압 속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 수사 결과는 ‘불송치’…사장은 이의신청 강행
A 씨가 노동청에 신고하자 사장은 뒤늦게 밀린 급여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하는 강경한 태도도 유지했다. 수사 결과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지만 사장은 현재 이의신청한 상태다. 사장은 “매출이 내가 직접 운영할 때보다 떨어졌고 돈을 손대는 영상도 봤다”며 “오히려 내가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 씨는 “1년 가까이 성실하게 일했는데, 퇴직 직전에 횡령으로 몰아갔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의 구조는 단순하다.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자에게 역으로 형사 혐의를 들이밀어 심리적으로 굴복시킨 뒤 정당한 급여를 포기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청주 ‘음료 3잔 고소’ 사건과 판박이…고용부도 칼 빼들었다
같은 청주 지역에서는 유사한 구조의 사건이 또 있었다. 2025년 10월, 수능 준비로 퇴직 예정이던 20대 여성 알바생이 폐기 예정 재료로 만든 음료 3잔(약 1만2,800원 상당)을 마셨다는 이유로 50대 점주에게 “음료 30만 원을 몰래 마셨다”는 허위 자백서를 쓰고 합의금 550만 원을 빼앗겼다.
이후 알바생이 공갈 혐의로 맞고소하고 온라인 논란이 확산되자 고용노동부가 프랜차이즈 기획감사에 착수했다. 2026년 4월 2일 40대 점주는 고소를 취하했지만, 이미 받아 간 합의금 550만 원은 돌려주지 않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퇴사를 앞둔 알바생을 대상으로 삼고, 밀린 급여 요구 시 사장이 역으로 횡령·절도 혐의를 제기하며 합의서를 강요했다는 점에서 구조가 판박이다. 종속적 고용 관계에서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전형적인 ‘임금 갈취’ 수법이다.
노동 현장의 약자를 겨냥한 갑질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 수사와 고용노동부 감사가 일정한 제동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합의서를 쓰고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피해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들은 수면 아래 잠긴 구조적 문제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