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 의사들까지 경고한 야간 근무 형태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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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이면 야간 고정노동 실태 점검
최근 5년 사망자 20명 중 13명이 야간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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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 출처 : 연합뉴스

야간 고정노동 체제로 운영되는 쿠팡 물류·배송센터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실태점검이 시작된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10일부터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물류센터 4곳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캠프 3곳, 배송대리점 15곳 등 총 2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야간노동시간과 건강권 보호조치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연이은 사망사고, 야간노동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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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점검은 최근 쿠팡 야간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경기 고양시 쿠팡 물류센터를 불시점검한 자리에서 야간노동 실태점검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김 장관은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휴식해야 한다는 건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상시 야간노동이 행해지는 쿠팡 물류·배송센터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쿠팡 노동자 사망사건만 20명에 달하며, 이 중 13명이 야간노동자였다. 올해만 해도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쿠팡의 산업재해 위험성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의원이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쿠팡 본사의 2022년 산업재해율은 5.92%로 전체 산업 평균(0.65%)보다 9배 이상 높았다.

이는 조선업(2.61%)과 건설업(1.25%)보다도 높은 수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쿠팡 3사의 산업재해율은 2.12%로, 같은 기간 전체 산업 평균(0.6%)은 물론 건설업(1.3%), 운수·창고통신업(1.1%)보다 높았다.

올여름 폭염 기간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국회 박해철 의원이 확보한 119 출동 현황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42명, 8월에는 59명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119에 실려갔다.

야간노동의 의학적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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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쿠팡 새벽배송 택배기사 사망 사고 유가족 기자회견 / 출처 : 연합뉴스

야간노동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주 55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1.13배, 뇌졸중 발생 위험을 1.33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 윤진하 교수는 “밤샘 노동을 연속 3번 정도 하면 수면 때도 심장박동이 잘 안 떨어진다. 자면서도 회복이 안 되는 것”이라며 “뇌심혈관 질환이 일어날 확률을 30%나 높인다”고 설명했다.

쿠팡 야간노동자들은 통상 저녁 8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6시30분까지 하루 10시간, 주 6일 60시간을 일한다. 과로 산재 판정 기준에 따르면 야간노동 시간에는 30%를 가산해야 해 주당 평균 74.4시간 근무에 해당한다.

법적 규제 공백 속 ‘검토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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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 출처 : 연합뉴스

현행 근로기준법은 야간노동(밤 10시~새벽 6시)에 대해 통상임금의 150% 가산율만 규정할 뿐, 야간노동의 업종·형태·상한 시간·근무 상한 일수 등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

교대제 없이 매일 밤새 일을 시켜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다.

노동법 전문가와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야간노동 규제 입법을 촉구해왔으나, 노동부의 답변은 매번 ‘검토 중’이었다. 국회도 야간노동 규제에 관한 입법을 한 적이 없다.

더욱이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17건의 쿠팡 노동자 사망 사건 중 현재 조사 중인 6건을 제외한 11건이 모두 ‘법 위반에 기인하지 않음’으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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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 출처 : 연합뉴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해도 고용부는 쿠팡에 어떠한 법적 처벌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번 실태점검에서 노동부는 야간노동시간, 휴게시간, 건강진단, 휴게공간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위험 요인 발견 시 적극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실태점검 결과에 따라 다른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로 점검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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