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으면 쇠고랑?
“4월부터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쇠고랑?”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제목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오는 4월 2일부터 약물운전 처벌이 강화되면서 생긴 혼란이다.
감기약은 물론 알레르기약까지 먹으면 처벌받는다는 주장까지 나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과연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과장인가.
처벌 수위만 강화…신규 단속 아니다
우선 짚어야 할 것이 있다. 4월 2일부터 약물운전이 새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이미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달라지는 것은 처벌 수위다.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4월 2일부터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오른다. 재범의 경우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만취 음주운전에 적용되는 ‘2~5년 징역’보다 오히려 더 엄한 기준이다. 또한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를 거부하면 처벌하는 ‘측정 불응죄’도 신설된다.
이처럼 처벌 수위를 높인 배경에는 약물운전 사고의 급증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약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약물운전 사고 건수는 2019년 2건에서 2024년 23건으로 무려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반포대교에서 프로포폴을 투여한 30대 여성이 포르쉐를 몰다 난간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서울 용산구에서도 벤틀리를 운전하던 30대 남성이 약물운전 혐의로 검거되는 등 관련 사건이 잇따랐다.
감기약·항히스타민제, 단속 대상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감기약 자체는 약물운전 단속 대상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이 규정하는 약물운전 대상은 마약류 관리법상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화학물질관리법상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이다.
향정신성의약품에는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졸피뎀, 마취제 프로포폴, 합성 마약 옥시코돈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없는 약물이다.
온라인에서 처벌 대상으로 거론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이 490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도 “약을 먹고 운전하면 어떤 약이든 처벌되는 건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환각물질을 의미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그러나 안심은 이르다. 항히스타민제는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졸음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대한약사회는 총 27종의 항히스타민제 성분에 대해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으며, 특히 디펜히드라민·클로르페니라민·독실아민 등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운전 금지’ 약물로 자체 분류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