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이면 되는데 “1.5억 챙겼다고?”… 노조만 믿었는데 ‘뒤통수’, 옷까지 찢으며 ‘분노 폭발’

“이게 1만6000원짜리냐”
품질·가격 모두 의심받은 단체복
전 노조 간부, 징역 2년 확정

기아차 노동조합 단체 티셔츠 납품 과정에서 억대의 리베이트가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조합원들이 사용한 조합비는 고스란히 특정 간부의 사적 이익으로 연결됐고, 품질 논란으로 번지며 내부 반발까지 이어졌다.

대법원은 해당 간부에게 실형을 확정하며 “업무상 배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조합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은 노조 운영의 투명성과 윤리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억대 리베이트… 공정 무너진 입찰

사건은 2022년 8월 기아차 노조가 단체 티셔츠 2만 8200장을 제작하기 위해 공개입찰을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노조 총무실장이었던 최 모 씨는 의류업체 대표 A 씨와 공모해, 실제 제작 단가보다 비싸게 입찰하도록 만들고 A 씨 업체가 낙찰받도록 유도했다.

티셔츠는 장당 1만 2000원이면 제작 가능한 수준이었으나, 낙찰가는 1만 4000원으로 올라갔다. 입찰 당시 들러리 업체를 세워 경쟁을 가장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1억 4382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품질 논란… 조합원 불신 확대

조합원들은 티셔츠 품질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나일론과 합성 섬유로 제작된 단체복은 값싼 재질로, 외관상으로도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조합원은 “이게 1만 6000원짜리냐”는 불만을 드러냈고, 옷을 찢거나 비판 문구를 적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는 등 집단적 반응도 나타났다.

해당 사안은 2023년 1월, 일부 조합원이 국민신문고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회계 투명성과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대법 “배임 행위 인정”… 실형 확정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23일 최 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4382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최 씨의 행위가 조합 자금을 사적으로 이용한 명백한 배임이라고 판단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A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으며, 업체를 연결한 전직 노사협력팀장 나 씨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은 조합비의 사용 투명성과 노조 간부의 책임성에 대한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됐다. 조합 내부의 감시 체계와 집행부의 도덕성 확보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