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고혈압 환자들 “우린 어떻게 하라고”… 정부 새 기준에 고령층 ‘어쩌나’

댓글 0

정부
건강보험 적자 해소 방안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의료 이용 고삐를 대폭 죄기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3일 입법예고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연간 외래진료 횟수 기준이 현행 365회에서 300회로 낮아진다. 월평균 25회 병원 방문 시 사실상 진료비 대부분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이번 조치는 만성질환자와 고령층의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과도한 의료 이용’ 차단이다. 현재는 1년에 365회를 초과하는 외래진료에 대해서만 본인 부담률 90%를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이 기준이 300회로 낮아진다.

연간 65회 감소(월평균 약 5회 수준)의 차이지만, 당뇨·고혈압 등으로 주 2~3회 병원을 찾는 만성질환자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복지부는 실시간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올해 12월 24일부터 가동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과도한 의료 이용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월 25번 병원 가면 본인 부담… 만성질환자 직격탄

정부
건강보험 적자 해소 방안 /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이처럼 강수를 두는 배경에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자리한다. 고령화 가속으로 의료비 지출은 매년 증가 추세다.

복지부는 “의료쇼핑으로 인한 재정 낭비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연 300회 이상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대부분은 만성질환자나 중증 환자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일각에서는 “진짜 문제는 비급여 진료나 불필요한 과잉 처방인데, 정작 환자 부담만 늘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직장인 보험료 분할납부 기준을 완화하는 등 동시 조치를 내놓은 것도 이런 부작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책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에게 실질적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으로 정기 통원하는 환자들의 경우 연간 300회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외 인정한다는데… 기준은 아직 모호

정부
건강보험 적자 해소 방안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환자는 예외로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어떤 질환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심사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이 나와야 현장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복지부는 오는 5월 4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정치권과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기준 완화나 유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국민 의료 접근권 사이의 균형은 어느 정부에게나 난제다. 이번 조치가 진정한 ‘의료쇼핑’ 억제로 이어질지, 아니면 필요한 치료마저 포기하는 환자를 양산할지는 시행 이후에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치권이 포퓰리즘과 긴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유권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