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 관광국’ 오명
밤이 되면 도쿄 신주쿠 오쿠보공원 일대에 수십 명의 여성들이 줄지어 선다. 이들을 기다리는 건 처벌받지 않는 성 구매 남성들이다.
체포되는 건 언제나 여성 쪽이다. 70년 된 낡은 법이 만들어낸 기괴한 풍경이 이제 국제적 오명으로 번지고 있다.
70년 된 법의 민낯…매수자는 처벌 대상 아니다
일본의 매춘방지법은 1956년에 제정됐다. 핵심은 단순하다. 성매매 알선과 업소 운영은 처벌하지만, 성인 간 성매매 행위 자체와 성 구매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성매매 권유나 접객 행위에 적용되는 형벌은 고작 6개월 이하 구금형 또는 2만 엔 이하 벌금에 불과하다. 1948년 이후 성매수자 처벌 법안이 수차례 국회에 제출됐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모두 폐기됐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법의 틀은 바뀌지 않았다. 이 구조 아래서 2025년 한 해 동안 경시청이 매춘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여성은 총 112명이다.
연령대는 16세부터 45세까지로, 미성년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가격을 흥정하고 러브호텔로 향한 남성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엔화 약세가 불러온 ‘성 관광’…동아시아 남성들이 몰려든다
이 문제의 배경에는 경제 구조의 변화가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경제 호황기에는 일본 남성들이 해외에서 불법 성매매를 즐겼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고 빈곤층이 증가하면서 중국, 한국, 대만, 홍콩 남성들이 도쿄로 몰려와 이른바 ‘성 관광’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성산업 규모는 연간 약 29조 원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후 성산업 종사 여성 수는 더욱 늘었으며, 신주쿠 일대에서 길거리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들 대부분은 호스트 클럽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경우다. 생활고와 소비 문화가 맞물린 구조적 문제다.
입헌민주당 시오무라 후미카 의원은 “해외 언론을 통해 일본이 ‘새로운 섹스 투어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며 “외국인 남성은 처벌받지 않고 성을 팔 수밖에 없는 여성만 단속되는 구조는 여성의 존엄을 훼손하고 국제적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 개정 논의 시작됐지만…정부는 여전히 ‘신중론’
일본 법무성은 2025년 3월 24일 전문가 검토회를 열고 매춘방지법 재검토 논의에 착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지시로 이뤄진 조치다. 성 구매자 처벌 도입이 핵심 쟁점이다.
그러나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국회에서 “국민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는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사적 영역에 대한 공권력 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일본 내 헌법 해석이 배경에 있다. 전문가들은 매춘방지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청소년 지원단체 콜라보 대표 니토 유메노는 “길거리 단속만으로는 업소로 이동할 뿐”이라며, 유사성행위 등 기타 성적 서비스를 신고제로 허용하는 풍속영업법까지 함께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0년 된 법 한 줄이 만들어낸 불균형이 이제 국제 사회의 시선 앞에 놓였다. 처벌은 언제나 약자의 몫이었고, 법의 공백은 그 구조를 오랫동안 방치했다. 일본이 진정한 변화를 이루려면 법 조문 수정을 넘어, 성 불평등과 경제 취약계층 문제를 함께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먼저 필요하다.




호우~ 싹쓰!
용어부터 매춘산업이 아닌 러브산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