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9%가 꼭 필요하다는데 “무조건 반대합니다”… 민노총 폭탄 선언에 온 국민 ‘발칵’

소비자 10명 중 9명 “꼭 필요”
새벽배송 중단 땐 생활 차질 불가피
노조 “심야 배송 제한, 생존 위한 요구”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심야시간 배송 제한을 공식 제안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 노동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소비자 불편과 노동자 건강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 10명 중 9명 “새벽배송 필요”

30일 (사)소비자와함께와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이 발표한 ‘택배 배송 서비스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벽배송을 경험한 소비자의 98.9%가 “향후에도 다시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9.0%는 새벽배송에 대해 “꼭 필요한 서비스” 또는 “있으면 좋은 서비스”라고 답했다.

서비스 중단 시 불편이 예상되는 영역으로는 ‘장보기’(38.3%)가 가장 많았고, ‘일상생활’(28.0%), ‘여가생활’(14.3%), ‘육아 및 자녀 학업지원’(14.2%) 등도 뒤를 이었다.

소비자 단체들은 “새벽배송은 이미 생활 인프라로 자리잡았다”며 “일방적인 금지는 소비자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제 물류 산업의 24시간 운영 기조에 역행할 수 있다”며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택배노조 “심야노동 제한, 전면 금지 아냐”

택배노조는 지난 22일 열린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회의에서 0시~오전 5시 사이 배송을 제한하자는 안을 공식 제안했다.

노조 측은 “연속된 심야 노동이 수면 장애, 심혈관 질환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며 “건강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벽배송을 아예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과로를 막자는 것”이라며 “오전 5시 출근조를 운영해 긴급 배송은 지속하고, 근무조를 나누는 방식으로 일자리 감소 없이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속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노동권과 소비자 편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자는 방향을 제시했다.

업계 “현장 구조상 어렵다”… 소비자 혼란 우려

하지만 물류업계는 현실적인 적용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밤사이 물류 수송과 분류를 거쳐 이른 새벽에 이뤄지는 복합 구조인데, 0시~5시 배송 제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쿠팡을 비롯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는 새벽배송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어, 물류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이번 논의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이미 10년 이상 제공돼온 서비스다. 업계 전반의 구조 조정 없이 갑작스러운 제한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벽배송은 물류 효율성과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이미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정부와 업계, 노동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만큼,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노동 여건 개선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